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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제2경제위기 없다”/수출 호조 경상적자 감소세

◎각국 저인플레 의지도 확고/일부선 “외자의존 여전” 지적동남아가 환투기꾼의 공세로 벼랑끝에 내몰리면서 세계의 관심은 엇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진 중남미쪽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94년 멕시코사태라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전력때문에 중남미를 보는 눈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동남아의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15일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들의 증시와 통화는 일제히 큰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동남아의 불똥은 중남미에 더 이상 옮겨붙지 못하고 있다. 중남미 경제의 체질이 몰라보게 좋아졌음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중남미경제 위기론은 최근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나아가 이번 기회를 틈타 동남아를 제치고 최대 투자유망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일고 있다. 불과 몇년전의 통화폭락이라는 대악몽을 씻어버린 셈이다. 이는 무엇보다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경제가 수출이나 성장률, 인플레이션 등 여러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리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은행의 남미전문가 자비에르 무르시오는 『지금은 이머징마켓의 통화라면 모두 투기꾼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방어능력은 단지 그 나라의 구조적인 요인에 달려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금 남미와 동남아를 구분지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수출로 대표되는 경제성적표. 수출부진으로 성장속도가 급격히 떨어진 동남아와는 달리 수출이 경기 호조를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말 남미의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은 총수출액의 30%를 차지, 80년의 36.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외채가 늘어나도 수출 증가율이 훨씬 빠르다는 얘기다. 멕시코의 경우 페소화 안정에 힘입어 95년 74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63억달러로 늘어났다. 경상수지가 여전히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지만 규모는 훨씬 적은 편이다. 멕시코의 경우 올해 50억달러의 경상적자를 보일 전망이고 가장 취약하다는 브라질의 올상반기중 경상적자는 태국의 절반수준이다. 페루는 올해 경상수지적자가 GDP(국내총생산)의 5%에 이를 전망이지만 대부분 외국의 직접투자에 의한 것일뿐 동남아처럼 단기악성부채에 의한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액도 마찬가지다. 브라질의 외환보유액은 5백68억달러로 필리핀의 3배에 달하고 있으며 태국보다는 60%나 많은 수준이다. 멕시코의 외환보유액도 95년말 1백57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백75억달러로 늘어났다. 남미정부의 효율적인 통화관리나 경제운영능력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남미국가중 가장 유력한 투기대상으로 브라질의 레알화를 꼽고 있다. 실제로 레알화가 12∼15% 고평가되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정부는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통화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만은 단호하다. 칠레정부는 경제목표의 최우선순위를 인플레 통제기능에 두고 통화 및 환율정책을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고성장과 저인플레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성장 고인플레라는 동남아와는 정반대다. 여기에다 95년 멕시코사태와는 달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낙관적인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남미국가들은 지난해말 현재 6천5백65억달러의 외채를 떠안고 있어 외자의존적인 경제구조에서는 동남아와 마찬가지 입장이다. 여기다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멕시코는 미국으로부터 5백억달러를 지원받았다면 지금 동남아국가들은 일본·대만 등 주변국으로부터 또다시 자금 원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선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따라서 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들이 아직 통화위기의 안정권에 들어와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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