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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외국인 잡을수가 없어요”/침체증시 기관·객장 표정

◎국내은행 구조적문제 지적땐 할말잃어/객장 영업직원 오후 3시면 “자리뜨자”/“쓰러질 기업 더 있다” 발언에 분통도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증권, 투신사 등 증권업계는 침통함을 지나 참담한 모습이다. 일부증권사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영업적자폭이 예상외로 크고 주식시장도 단기간에 회복될 조짐이 없자 경영계획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증권사 객장에는 깡통계좌 정리에 항의하는 고객들의 전화와 시위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폭락장세로 어느때 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투신 등 증권유관기관을 살펴본다. ○…거래량이 하루 3천5백만주선이 돼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는 증권사들은 증시침체가 장기화되자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구를 축소하는 것 외에 본사 관리직 직원을 줄여 영업점이나 본사 영업부서로 발령을 내고 있다. 임원 감소와 점심시간 건물 소등, 문서수발 비용 절감 등도 비용절약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내달 1일부터 연봉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나 퇴직금 중간 정산 자금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은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담보부족계좌가 크게 늘고 있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점 직원들은 담보부족계좌 정리에 나서는 한편 계좌 정리에 항의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는 것을 꺼리고 있다. 심한 경우 직원들끼리 서로 다른 사람의 전화를 받아주며 고객들의 전화마저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들은 영업점에서 고객들의 항의에 지쳐 하오 3시 주식시장 마감과 함께 마케팅을 핑계로 영업점을 떠나고 있다. ○…한보그룹 부도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삼미그룹이 부도를 내자 외국인들은 관련 은행주를 무차별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한보부도이후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팔 만큼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하락의 골이 깊으면 그만큼 반등폭도 크다는 논리로 외국인들을 설득하지만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고 나오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L증권사의 한 직원은 『국내 증시를 아예 떠나겠다는 외국 투자가들을 붙잡을 방법이 없다』며 『증시만의 위기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위기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 ○…대기업의 연쇄부도로 증권가에 부도 위험이 높은 기업리스트가 나돌자 증권감독원이 부랴부랴 루머단속에 나섰으나 증권사의 일선 영업직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S증권의 한 직원은 『대기업들마저 쓰러지는 마당에 고객들에게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는 기업을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 이 직원은 또 『정지태 상업은행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쓰러질 기업이 더 있다」는 말을 했는데 고객들이 어떤 기업이 다음 차례인가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감독원이 루머단속을 한다면 정행장을 먼저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투신사들도 주가급락으로 고객으로부터의 환매요구가 늘어나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사정이 환매로 더욱 빡빡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펀드매니저는 주식형수익증권의 환매가 이어질 경우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펀드청산관리인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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