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4일 "실물증권의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거래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자증권제도가 필요하다"며 "연내 입법을 목표로 전자증권제도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 이종걸 의원 측도 전자증권 관련 법안마련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전자증권제도 도입에 나선 것이다.
전자증권제도란 증권의 실물을 발행하지 않고 그 권리를 전자등록부에 기재(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등록부 등록만으로 증권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며 권리행사도 할 수 있다.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실물증권은 모두 소각된다. 전자증권 대상은 국공채,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파생결합증권(ELS·ELW 등), 주식, 채권 등 시중에 유통되는 유가증권 및 수익증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증권을 등록, 관리하는 중앙등록기관은 예탁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공채·통화안정증권 등 국채의 경우 현행처럼 한국은행이 발행등록기관이 되고 예탁원은 유통등록기관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전자증권제도는 증권의 발행과 예탁·청산결제제도를 선진국 수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전자증권이 도입되면 모든 증권의 발행과 유통과정이 전산으로 기록·관리돼 거래가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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