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이 고금리 정기예금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올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물 건너가면서 시중은행들이 고금리의 정기예금 특판상품을 마감하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ELD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1~2월 6,988억원의 자금이 유치됐다. 이는 4대 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ELD 판매실적(7,454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1~2월에 무려 4,01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2,063억원어치를 팔았다. 두 은행의 실적이 SC제일과 한국씨티은행을 포함한 6대 시중은행의 1~2월 ELD 판매액 7,664억원 가운데 79.3%(6,079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유치실적은 1월 2,724억원에서 2월 4,264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국민은행의 2월 ELD 판매량은 684억원으로 1월 실적의 9배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2월부터 ELD 판매를 개시해 상대적으로 실적은 낮지만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은행권은 일부 ELD 상품의 판매액이 최근 증시 불안으로 당초 설정했던 목표치에 미달했지만 전체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등의 여파로 한때 5%였던 정기예금금리가 4%대로 떨어졌다"며 "ELD는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대체로 6~7%대의 수익률을 내고 있어 3월 들어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이 이달 10일 판매를 개시한 새 상품인'세이프지수연동예금 10-6호'에는 이틀 만에 120억여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판매 마감일인 오는 22일까지 500억~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는 ELD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ELD상품 세부 판매 내역을 보면 비교적 투자 리스크가 높은 대신 두자릿수 수익률이 기대되는 '고수익형'보다는 리스크가 적으면서 정기예금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내는'안정형'에 수요가 집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주가지수 움직임이 일정 조건에 미달하면 수익률이 0%였던 과거 ELD 상품과 달리 최근에는 최소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 생긴 것도 ELD 수요 회복의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국제 금ㆍ원유 등 다양한 상품지수에 연계한 신종 ELD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로 평가됐다. 주요 은행들은 상반기 중에도 꾸준히 새로운 ELD 상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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