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카드는 1.28% 하락한 3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국이 내놓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폭이 예상보다 커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KB금융(-1.05%)ㆍ신한지주(-2.24%)ㆍ하나금융지주(-1.06%)ㆍ우리금융(-1.22%)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 역시 줄줄이 내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 당국이 발표한 ‘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가 도입될 경우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은 2.09%에서 1.85%로 0.24%포인트 인하된다. 이에 따라 전체 신용카드업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연간 8,739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4월 공청회에서 발표된 인하효과는 0.18%포인트였으나 수수료 인하의 수혜를 받는 가맹점이 확대되면서 인하폭이 커졌다. 또 시행 예정 시기도 12월에서 9월로 앞당겨졌다.
전문가들은 변경된 수수료율을 적용할 경우 금융지주사의 연간 이익 감소폭은 2% 안팎이겠지만 삼성카드는 10% 이상 감소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연간 11.5% 감소하겠지만 신용카드 사용액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비용절감, 마진 조정 등을 통해 수익감소분을 일정 부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의 60~70%는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지주사의 경우 카드사업의 이익기여도를 감안하면 수익 감소 규모가 크지 않겠지만 삼성카드는 순이익 감소폭이 10.9%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지주 가운데선 신용판매 카드자산 비중이 높은 곳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용카드 비중이 높은 지주사는 신한금융(4.7%), KB금융(2.4%), 하나금융ㆍ우리금융(1.0%) 순이다.
연초부터 추진됐던 수수료체계 개편안의 뚜껑이 열렸지만 규제 압박이 여전해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중에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신용카드 사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규제 방안이 추가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박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