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을 놓고 삼성가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과 CJ그룹은 올 2월부터 이병철 선대회장의 차명 재산을 놓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 등으로 갈등이 깊어진 상태다.
CJ그룹은 14일 “19일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과 관련해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으로부터 가족 행사는 없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며 “오전 10시30분~오후1시 삼성그룹 참배 이후 다른 그룹은 방문할 수 있지만 정문으로는 출입할 수 없고 이 회장 생전 가옥인 선영 내 한옥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CJ는 “선대회장 추모식은 24년간 한차례 예외도 없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참배하고 선영 내 한옥에 모여 별도로 식사를 함께 했다”며 “삼성의 통보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하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추모식은 삼성 이건희 회장, CJ 이재현 회장 등이 함께 참배하고 맏며느리인 CJ 손복남 고문이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왔다
CJ는 삼성이 정문 및 한옥 사용 불가에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은채 뒷문으로 왔다가라고 통보한데 대해 사실상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CJ는 “삼성측 통보대로 시간대를 달리해 추모식을 갖겠으니, 예년처럼 정문 및 한옥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선대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용인 선영에서 부사장급 이상 50여명과 함께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으로 정문 및 한옥 사용을 삼성측에 거듭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식과 별개로 집에서 치러지는 제사는 장손인 CJ이재현 회장이 올해도 지낼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