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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자금 동원… 수백 차례 고가 주문 '상한가 굳히기' 수법


금융당국에 적발된 테마주 작전세력들은 수백 차례의 고가 주문을 통한 ‘상한가 굳히기’라는 신종 수법을 동원해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직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 작전세력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수단으로 상한가 굳히기를 활용했다.

3개의 작전세력들은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급등하고 있는 종목을 골라 매도 주문의 2~20배 많은 매수 주문을 내 상한가에도 강한 매수 주문이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이들은 주식을 대량 사들이면서 미체결 매수 주문을 장 종료까지 유지해 주가가 상한가를 유지하도록 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추가 주문하는 등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꾸며 투자자를 꾀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에 혹한 투자자들이 다음날 추종매수에 나서 주가가 치솟으면 보유 물량을 모두 처분해 차익을 챙겼다.

특히 전업투자자 A씨는 안철수연구소와 EG 등 30개 정치인 테마주로 옮겨 다니며 ‘메뚜기’식 주가조종을 일삼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굳히기(274회)나 고가매수(66회)를 비롯한 시세조종 주문을 무려 401회나 내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유인해 54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또다른 전업투자자인 B씨는 친구와 공모해 2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문재인 테마주인 S&T모터스와 바른손 등 8개 종목에 대해 875차례에 걸쳐 시세 조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세력은 수십 만주의 주식을 비싸게 사들이거나 물량소진 주문을 낸 뒤 투자자가 몰려 주가가 오르면 보유 물량을 되팔아 차익을 챙겼다. 이들은 이를 통해 단 4개월 만에 11억3,000만원 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테마주와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한 부정거래도 적발됐다. 이미 지난 2010년과 2011년 증권사로부터 5차례 경고를 받아 요주의 인물로 꼽힌 일반 투자자 C씨는 안철수 테마주인 솔고바이오 주식 8만주를 사들인 뒤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친밀한 관계라는 근거 없는 내용의 글을 4차례 인터넷에 올려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는 솔고바이오가 대기업에 인수합병(M&A) 대상이라는 글도 인터넷에 올렸다. 그는 본인이 온라인 주식 사이트 내 올린 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4명의 명의를 도용하고 9개의 필명을 만들어 사용하는 등의 용의주도한 모습까지 보였다.

이후 1주 단위로 비싸게 주문하는 등 3만7,500회의 불건전 매수 주문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풍문에 속은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치솟자 지금껏 사들인 주식을 전량 팔아 7,13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금융당국 측은 “일부 테마주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취하려는 작전세력들이 개입한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투자자들은 기업의 사업현황과 장래 사업 전망 등을 철저히 분석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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