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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아파트 - 폭등 없지만 소형 아파트 사둘만
입력2000-09-27 00:00:00
수정
2000.09.27 00:00:00
[특집] 아파트 - 폭등 없지만 소형 아파트 사둘만「경제도 불안한데 새로 집을 장만해도 괜찮을까」.
아무리→→ 세련된 모델하우스를 둘러봐도 선뜻 새집을 장만하자니 괜히 몫돈만 묶일 것 같고 그냥 집없이 지내자니 뒤가 개운치 않은게 요즘 현실이다. 준농림지 규제등으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전세값은 이미 크게 올랐지만 매매값은 횡보만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경제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선뜻 집을 장만하기가 망설여질 수 밖에 없는 것.
서울 강남 32평형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L씨(직장인·36). 300만원짜리 1순위 청약통장을 갖고있는 L씨는 올초만해도 연내 내집마련을 위해 우선 신규분양에 주력하고 청약에서 떨어지면 매매를 통해서라도 집을 사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최근들어 그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그냥 전세로 2년 더 눌러있으며 지켜보자는 생각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L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에게 주는 부동산전문가들의 조언은 집값은 주식가격에 비해 훨씬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IMF와 같은 수준의 경제위기가 아니라면 주택구입을 크게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 하지만 과거와 같은 「불로소득」을 기대하지 말고 자기 몸에 맞는 주택을 장만해야 후회하지않는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의 큰 폭 상승은 없고 30평형대 이하 중소형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란게 부동산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과거의 상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부동산가의 진리로 통하던 「전세값 상승→매매수요 증가→집값 상승」이란 패턴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올해초부터 강북지역 소형아파트의 전세값이 매매가의 70~80%까지 올랐지만 매매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있다. 전세값에다 500만~1,000만원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데도 굳이 전세를 고집하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
또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 6~12개월 정도 지나 부동산가격이 뛴다는 「부동산 경기후행론」도 「부동산 경기동조론」으로 대체되고 있다. 아파트수요자의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계층과 겹치다보니 주식시장이 불황이면 자금이 묶여 부동산, 특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여력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90년대중반까지 유효했던 집값 상승의 신화가 깨지고 주택보급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예상된 당연한 결과로 집이 더 이상 투자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집값 큰 폭 상승 없을 듯=올 가을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해선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성식(金聖植)박사는 『주식시장의 침체, 대우차 처리 난항 등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선뜻 주택구매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金榮進)사장도 『수요자들의 구매력 저하로 전반적인 가격 오름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지역별?평형별로 2~5%의 가격 움직임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준농림지 폐지와 재건축 용적률 강화등으로 인한 공급감소다. 수도권 주택공급의 30%이상을 차지했던 준농림지 아파트는 내년부터 공급이 극히 제한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연간 6만가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감소의 여파는 내년 상반기쯤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주택업계는 예견하고 있다. 한 대형주택업체의 분양담당 임원은 『99~2000년 주택공급 감소의 여파는 내년 여름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자칫 주택파동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형-중소형 역차별 온다=지난해 아파트가격 상승을 대형평형이 주도해왔다면 올해는 20~30평형대 중소형아파트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최근 2~3년간 중대형평형 위주의 공급구조로 20평형대의 신규공급이 줄어든데다 재건축이 활성화되면서 10~20평형대 소형아파트 멸실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수요기반은 여전한 반면 공급은 감소돼 소형평형의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재건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서울 5개 저밀도지구만 하더라도 90%이상이 20평형대이하 중소형아파트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소형아파트가 대형아파트보다 유리한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요즘 여유자금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월세임대아파트만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20평형대 이하 아파트다.
◇주택구입 목적 확실히 정해야=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은 이젠 단기시세차익을 염두에 둘 것인지, 아니면 안정적인 수입을 겨냥한 것인지등 목적을 확실하게 정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별적인 투자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분양권전매등을 통한 단기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자라면 일단 한강변에 있고 전망이 뛰어나면서 대단지인 아파트중 40평형 이상의 중대형을 타깃으로 삼는게 좋다.
반면 퇴직후등을 대비해 임대수입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한다면 역세권이나 생활편익시설을 고루 갖춘 20평형대 아파트를 고려하는게 좋다.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라면 집을 구입하기위해 무리하게 은행대출을 빌려쓰지 말고 직장 출퇴근이나 자녀들의 등하교 여건 등을 고려해 가게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력시간 2000/09/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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