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건달의 좌충우돌 육아기.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11시에 방송되는 케이블ㆍ위성 영화 채널 OCN의 새 자체 제작 드라마 ‘키드갱’(사진)은 건달 같지 않은 건달 3명과 철수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999년 주먹 하나로 뒷골목을 평정한 거봉(손창민)과 칼날(이기우). 하지만 두 사람은 그 동안의 폭력 사건과 태산파라는 폭력 조직을 건설한 죄를 뒤집어 쓰고 숨어지내게 된다. 이들은 거봉의 적수였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린 홍구(이종수)도 거둔다. 범국민고충처리위원회라는 흥신소를 차려 근근히 먹고 사는 세 사람. 그런 그들에게 아이 하나가 배달(?)된다. 한때 거봉, 칼날과 함께 지냈던 태산파의 두목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아들을 이들에게 보낸 것. 3,000만 원의 육아비를 받은 거봉은 철수가 누군지 모른 채 아이를 떠맡게 된다. 기본적으로 ‘키드갱’은 코믹물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작진도 코믹함에 드라마 전개의 중점을 뒀다. 홍어를 몸에 랩으로 감아 삭히는 홍구, 건물 주인인 영숙(김정난)에게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 다니는 세 사람의 모습은 분명 코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세 건달들 역시 잔혹함보다는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 주먹 솜씨는 다들 일품이지만 함부로 주먹을 쓰지 않으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캐릭터로 설정돼 있다. 또 여성에게는 약하고 아이에게는 잘 대해준다. 건달이되 건달이 아닌 셈이다. 그만큼 드라마는 따뜻하다.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잘 엿보인다. 그러나 뱀을 잡아 요리하려는 홍구의 모습 등 다소 무리한 코믹 상황 설정은 문제. 상황에 끼워 맞추려는 억지 웃음보다는 아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드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제목이 ‘키드갱’인 만큼 아이가 떠야 드라마도 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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