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가지 서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 최초로 기술개발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스카이프, 유튜브에 앞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서비스가 될 수 있었다지만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창업 생태계의 부재'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해외 자금을 유치하거나 기술 제휴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 걸맞는 서비스로 변모해야 하는데 국내에 이와 같은 생태계 자체가 부재하다 보니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 같은 안타까운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불행히도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18.7%에 그쳤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40%에 달했던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011년 20%선 밑으로 추락한 이후 현재까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가 노정석 파이브락스 대표는 "뛰어난 영어실력에 글로벌 감각을 갖춘 창업자들도 늘고 있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해외 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및 서비스의 글로벌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자금의 글로벌화다. 이스라엘 벤처펀드인 요즈마펀드가 자국 벤처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젖줄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지식과 기법이 축적된 해외 벤처생태계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덕이다.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스라엘 벤처펀드의 목표는 이스라엘 국내 증시 상장이 아니라 나스닥 상장이나 해외 기업으로의 피인수로 설정해 자금모집 성과와 투자회수율을 높였다"며 "해외 네트워크와 적극적으로 연계하면서 투자기업이 전 세계 기술생태계에 쉽게 침투할 수 있게 토대를 마련했고 글로벌 자본의 참여도 유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 창업생태계는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창업투자조합의 신규 출자자 비중에서 외국인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5% 안팎에 머물렀고 올해도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계 벤처캐피탈 대표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적어도 2단계 투자(시리즈B)에서 해외 자금을 받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벤처업체 대표는 "창업기업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외국 자본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서는 벤처 기업이 외국 돈을 받으면 먹튀라고 생각한다"며 "말로만 해외시장을 뚫으라고 할 게 아니라 기업을 보는 마인드가 바뀌어야 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인프라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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