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급감하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학군수요가 몰리는 겨울철 전세시장의 공급량이 대폭 줄면서 꼭지를 향해 달리는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가 신도시 등 아파트 공급정책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전셋값을 잡을 뾰족한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2014년 3·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4·4분기 수도권 입주예정 아파트는 2만1,56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장기 평균치(3만7,908가구)와 비교해도 56.8%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의 입주예정 물량은 지난해보다 64.8%가 감소한 4,003가구에 불과했고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권역은 77.5%나 줄어든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18.5%, 43%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아파트 물량은 3만7,987가구로 올해 상반기보다 31.9%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물량의 감소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전세 품귀 현상'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 4·4분기와 상반기는 신학기를 앞둔 학군수요가 전셋집을 찾아 대거 이동하는 기간이라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64.6%)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송인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낮은 금리,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전월세 전환율 하락 등의 여건에서 입주물량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편 정책당국의 9·1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3·4분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23만9,0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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