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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호주제와 성 주도권
입력2005-04-20 17:51:25
수정
2005.04.20 17:51:25
가정의 화목도 '성 건강'에 달려
여성계와 유림이 격렬하게 대립하던 호주제가 폐지되게 되었다. 이를 두고 남성들은 오랜 역사적 관습이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가정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넘어갔다고 개탄하는데 사회변혁에 따른 조치라고 생각한다.
호주제 폐지를 놓고 논란이 되었던 문제의 하나가 재혼자녀의 성씨인데, 재혼가정의 증가라는 대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결혼 후에도 여성이 성씨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소수에 해당한다. 어머니의 성을 쓰는 필리핀과 같은 모계 중심의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가 결혼하면 남성의 성씨를 따른다. 우리나라 역시 한때 기혼 여성들이 남편의 성씨로 개명을 했는데 개화기 때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양장을 입은 윤고려가 대표적인데 그녀는 인천세관장을 지낸 김윤정의 딸로 김씨였으나 윤치오와 결혼한 후에 윤씨로 성을 바꾸었다. 윤고려처럼 개화기 사회활동을 하던 여성들의 특징중의 하나가 남편의 성씨로 바꾸는 것이었으니 서양식 문물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말의 애국지사로 헤이그 밀사로 파견되었던 이준 열사의 부인은 이일정으로 독립투사였던 하란사도 김씨였으나 남편을 따라 개명했다.
양심여학교를 세우는 등 교육사업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윤고려는 외국인과 교류할 때 윤코리아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니 개화기 한국 여성의 당당함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 선각자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전향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본다면 성씨나 재혼 가정 자녀의 개명, 호주제의 존속 등은 시대변화에 맞추어 재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형식적 절차나 논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남녀가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 가정의 행복은 물론, 가화만사성을 통해 치국평천하를 이룰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호주제 폐지보다 더 염려해야 할 문제는 날로 나약해지는 남성들의 성능력이다.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인스턴트식품의 과다섭취 등으로 정자수 감소는 물론, 발기부전ㆍ조루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밤이 무섭다’ ‘아내가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자조 섞인 고백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성 트러블로 인한 이혼율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지혜는 성적 능력을 배양하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남성학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호주제 논란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80%에 달하는 발기부전, 조루, 왜소 콤플렉스 환자들의 치료노력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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