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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재편 새틀 상반기내 윤곽

■ 은행합병 어떻게 돼가나신한-한미 합병 협상탄력…매각 재개 서울은행에 눈독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은행합병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한미은행과의 합병협상을 시인한 것은 합병을 공식화함으로써 좀더 협상에 탄력을 주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나은행도 제일은행 인수 의사를 공론화해 오는 5월 말을 시한으로 못박았다.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던 서울은행은 다음주 주간사 선정작업을 시작으로 중단됐던 매각작업을 재개한다. 그동안 서울은행 인수의사를 내비쳐온 조흥ㆍ외환은행과의 합병 가능성도 다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민ㆍ주택은행이 합병한 데 이어 새로운 합병은행이 상반기 말을 전후해 탄생할 가능성이 전례 없이 높은 상황이다. ■ 상반기 합병 가능할까 현재 구체화하고 있는 은행간 합병 시나리오는 신한+한미은행, 하나+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이 어디로 인수되느냐 등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진행돼온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작업은 대주주간 이미 상당 부분 합의한 상태.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총자산규모는 103조원을 넘어 우리금융지주사와 2위 자리를 다투게 된다. 신한지주사는 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이 보유한 지분 30%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신한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BNP파리바의 미셸 페베로 회장은 지난달 방한해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칼라일컨소시엄도 경영권을 양보할 만한 충분한 가격이 보장될 경우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나-제일은행간 합병은 하나은행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에 5월 말까지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대니얼 캐럴 뉴브리지캐피털 이사와 만나 합병원칙을 재확인했다. 아직 두 은행간 합병에 있어 주요 사항에 대한 입장차이는 적지 않지만 뉴브리지측도 하나은행과 합병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캐피털의 매각원칙이 확인됨에 따라 먼저 자산규모를 키우고 매각을 하겠다는 로버트 코헨 행장의 입지도 그만큼 좁아진 상황이다. ■ 조흥ㆍ외환은행도 나설 듯 신한ㆍ한미ㆍ하나은행 등 우량은행 그룹이 합병 수순을 밟자 조흥ㆍ외환은행 등도 합병을 비롯한 지주사 설립작업 등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최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받은 경영개선권고가 해제되자 그동안 제한됐던 은행 대형화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 외환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경영개선권고로 인해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합병이나 금융지주사 설립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 역시 금융지주회사 설립 및 합병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은행의 합병대상으로는 서울은행이 유력하다. 지난해 말 이후 중단됐던 서울은행 매각작업이 다음주부터 재개되면 두 은행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공자금 투입은행이라는 멍에로 인해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가격만 제대로 쳐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 정부도 적극 유도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은 합병을 통한 은행 대형화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물론이고 고위당국자들은 공ㆍ사석을 통해 "물밑 접촉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생존을 위한 대형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된다"고 은행권을 재촉해왔다. 해당 은행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산 189조원의 합병 국민은행과 103조원의 우리금융지주사 등 '공룡'들과의 덩치싸움에 자신감을 잃고 있다. 당장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대형은행들이 조직을 수습하고 시장지배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독려하지 않아도 합병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은행간 합병이 최종 성사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합병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은행들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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