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을 표방하는 상호저축은행이 돈이 많이 몰리는 강남지역에 영업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소재 저축은행 영업점은 본점을 포함해 모두 104개에 이르는데 강남 및 서초구 소재 점포가 모두 53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저축은행 점포는 강남구가 39개로 가장 많고, ▦서초구 14개 ▦중구 13개 등의 순이다. 송파ㆍ강동ㆍ양천구 등을 포함할 경우 ‘강남 쏠림’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송파구, 강동구, 양천구 등에는 각각 4개의 저축은행 점포가 자리잡고 있다. 반면 강서ㆍ금천ㆍ중랑구 등 7개 구에는 저축은행 점포가 아예 한 곳도 없다. 이처럼 ‘강남 쏠림’ 현상이 심각한데도 한국ㆍ진흥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이 추가로 강남지역에 영업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중대형 저축은행 3~4곳이 올들어 10여건의 지점 신청을 냈는데 이중 상당 수가 서초 등 강남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 영업점이 주로 강남지역에 몰리는 것은 이 곳에 부유층과 기업 빌딩들이 밀집해 있어 대규모 예금을 유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강남구에 지점을 내면 강북의 다른 지역보다 2~3배의 수신고를 올릴 수 있어 이들 지역에 영업점을 중점적으로 배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당국은 자본금 규모, 재무 건전성 등 자격 요건이 맞으면 저축은행 지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하지만 금감원도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영업점 쏠림 현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원우종 비은행감독국장은 “저축은행이 강남권에 지점을 집중 배치해 수신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이 돈이 서민 대출에 쓰여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점포 하나를 신설하려면 120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이처럼 지점 설립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돈 벌리는 곳에만 점포를 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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