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초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을 통해 새로 출범한 NH농협은행에 대해 다음달 중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후 처음으로 받는 검사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금융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농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의 첫 단계인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금감원은 통상 사전통지서를 보낸 지 2~3주일 후에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 종합검사는 2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정기검사의 일환이지만 사업구조 개편 이후 첫 검사인 만큼 경영 전반에 대해 강도 높게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차적 검사 대상은 농협은행이지만 은행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경영상태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중점 검사 대상은 크게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농협의 최대 취약점으로 알려진 전산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진다. 농협은 지난해 4월 사상 최악의 전산망 마비사고 이후 지난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최근에는 농협금융지주의 전산망을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하는 독립전산망 구축시기를 놓고 금융 당국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농협은행 지배구조의 투명성도 검증 대상이다. 사업구조 개편을 계기로 조직상으로는 농협금융 부문이 중앙회로부터 분리됐지만 금감원은 중앙회가 여전히 농협금융의 경영에 간섭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농협은행은 사실상 중앙회의 한 사업부로서 시시콜콜 경영간섭을 받아왔다"며 "사업구조 개편 이후에도 이런 관행이 남아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이번 검사에서 농협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적정성을 철저히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최근 몇 년간 농민의 자조조직이라는 취지를 망각한 채 PF 대출에 몰두하다가 적지 않은 손실은 입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농협의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6.42%로 시중은행 평균인 5.21%보다 높았다.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이하 여신비율도 22.08%로 시중은행의 18%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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