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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사람] 이기화 골프아카데미 이기화 원장

[골프와 사람] 이기화 골프아카데미 이기화 원장

이기화 원장이 외국인에게 스윙을 지도하고 있다.


“하와이에 가면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레슨을 청합니다. 간단한 영어 몇 마디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자부심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큽니다.” ‘이기화 골프아카데미’의 원장인 프로골퍼 이기화(51)씨는 한국 ‘토종 골프 코치’로서의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 사람이다. 지난 88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이 된 그는 90년대 초 선수생활을 접고 이기화 아카데미를 설립, 코치로 살아왔으며 99년 대명비발디파크로 옮겨 자연과 어울리고 있다. 올해로 6년째인 하와이 동계훈련지로 떠나기 전 만난 이 원장은 ‘외국 물 먹었다고 무조건 추어주는 세태’를 개탄하며 “혼을 바쳐 오랜 세월 제자를 키워내는 한국식 티칭 방법이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골프장 헤드프로를 비롯해 외국인들이 레슨을 부탁한다며 “잘난 척 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한국식 티칭이 인정 받는다는 증거”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실력은 지난해 말 치러진 2008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퀄리파잉스쿨에서 애제자 김혜동(21)을 수석 합격시키면서 새삼 인정 받은 바 있다. 그가 “가슴이 아리도록 아픈 제자”라고 말하는 프로골퍼 김혜동은 이기화 코치를 두고 “어머니 같은 분”이라고 했다. ‘어머니 같다’는 표현은 기술 전수뿐 아니라 감정 교류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이기화 식 티칭을 잘 드러내는 듯 했다. 4년 전 선진 기술을 배우겠다고 미국에 갔던 제자 김혜동이 스윙이 망가진 채 돌아와 슬럼프에 빠지자 이 원장은 같이 울어가며 다시 가르쳐 그에게 수석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했다. 이기화 원장은 “혜동이도 그랬지만 서양식 레슨을 무조건 받아들이면 동양인으로서 가진 장점이 죽기 때문에 힘겨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하체가 긴 서양 사람들은 안정감이 떨어져서 하체를 고정해야 하지만 신장이 작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 골퍼들은 하체를 붙잡으면 힘을 쓰기 어려우므로 굳이 하체 고정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익숙한 도구들을 활용하고 늘 보는 자연을 통해 골프를 배우도록 하는 것이 토종 티칭의 장점”이라는 것도 이 원장의 설명이다. ‘주걱으로 헤드의 움직임을 설명하고, 바람 소리를 유심히 들어 세기를 알게 하고, 폭포를 위와 아래에서 보며 퍼팅 라인을 앉아서 봐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하는 것’ 등이 그의 티칭 방법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오랜 세월 교감하며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쌓아야 하는 점”이라며 ‘오랜 세월 묵혀 발효되면서 참 맛이 나는 된장 골프’를 강조하는 이 원장은 “진정한 코치라면 절대 제자를 상업적으로 보지 않고 나로 인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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