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도입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데 이어 여당도 증권거래세 인하를 제안하면서 증권주들이 정책효과를 등에 업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법 개정안이 중장기적으로 금융 상품 판매 증대를 포함한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사업 확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은행과의 통합 마케팅 시너지가 기대되는 은행계 증권사와 고액 자산가를 고객으로 둔 대형 증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승건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ISA와 비과세 해외 주식 전용 펀드의 도입은 증권사의 자산관리 시장 확보에 대한 도전 기회를 제공했다"며 "아울러 시장 조성자의 증권거래세 면제는 거래 활성화와 수수료 수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거래가 부진한 주식이나 파생 상품 종목에 대해 의무적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내 거래를 활성화하는 시장 조성자가 양도하는 주식의 거래세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강 연구원은 "최근 해외 투자가 급증하고 있고 직접투자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과세 해외 주식 펀드는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상품 제공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도 "ISA 제도가 도입되면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은행 예적금도 투자할 수 있는 종합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며 "특히 5년간의 의무 가입 기간은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지속시키는 수급 안정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당의 증권거래세 인하 추진 소식도 증권주에는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세법 개정안 관련 당정협의에서 "요즘 이자율이 많이 떨어지는 데 반해 증권거래세는 고금리 당시 책정된 그대로"라며 정부에 증권거래세 인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에서 유보적 입장을 밝히자 김 의장은 "코스닥 시장만이라도 조금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재차 요청했고 정부는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중장기적 이슈라면 증권거래세 인하는 당장 주식 시장 거래 활성화는 물론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말 1,761.17에서 올 4월 2,858.27까지 치솟았던 증권업종지수는 7월 들어 코스피가 조정기로 접어들면서 7일 2,226.57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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