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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부드럽게, 실천은 강하게
입력1999-05-27 00:00:00
수정
1999.05.27 00:00:00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의 병행은 경제회생의 기본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도 이것말고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권고한바 있다. 새 경제팀이라고 해서 당장 새로운 묘수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정책운용방안 및 정책의지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이런 점에서 새 경제팀의 일련의 언행은 눈길을 끌만 하다. 취임후 일성이 워낙 거침없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康재경부장관은 특정그룹을 거명하며 『데이콤인수는 예외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대한생명인수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5대그룹이 부채비율 감축을 게을리하면서 핵심업종을 제외한 분야에 신규출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여기에다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부장관은 『총수의 사재출연은 정부의 압력이 아니라 사회의 압력이다』고 돌려 말했다.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도 재벌개혁에 후퇴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일련의 발언이 일사분란해 보인다.
새 경제팀 출범후 연일 재벌개혁발언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구조조정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경제각료들은 해야할 말을 했다고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신임 장관들의 발언은 관치의 냄새가 풍기고 있다. 구조조정을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열정은 평가할만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해당기업의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식의 구조조정은 오해와 반발을 불러온다. 구조조정이 하루라도 빨리 완결되는 것은 국민적 여망이자 합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초기처럼 밀어붙인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법과 제도로 구조조정을 하지않을 수 없도록 조화를 이뤄야 한다.
. 장관들의 발언취지가 사기업경영을 간섭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주의환기와 독촉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제되거나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구조조정의 주역이 돼야 할 기업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구조조정이 최선이다.
경제는 말이 너무 앞서고 날카로우면 도리어 혼선만 조장해 결과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소리없이 그러나 실천은 강도높게 추진해야 한다. 구조조정뿐 아니라 경기회복과 관련해 경제부처와 경제수석 등이 중구난방식으로, 경쟁이나 하듯 조정되지 않은 말을 남발하는 것도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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