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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 불공정 거래 감시위해 별도 법안 만들기로

[대-중기 동반성장] 무슨 내용 담았나<br>대-중기 공정거래 확립 중기 자생력강화에 초점<br>하도급법 적용 대상 2·3차 협력사로 확대<br>납품단가 연동제 대신 중기조합에 조정신청권 실효성 논란은 여전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주제로 한 국민경제 대책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정부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에 걸친 작업 끝에 내놓은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은 크게 대ㆍ중소기업 간 공정거래와 중소기업 스스로의 자생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번 대책은 대기업 규제강화나 중소기업 보호로 접근한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았고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상생 대신 동반성장이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일방적인 지원만 바라지 말고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ㆍ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납품단가조정제, 기술자료 임치제 등과 같은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한편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별도의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납품단가연동제는 결국 방안에서 제외됐다. 대신 납품단가조정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조건을 두고 협회의 개입을 허용했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료 임치제'를 활성화하고 대기업의 현금결제 효과가 2ㆍ3차 업체에도 나타날 수 있도록 하도급법 적용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제외, 조정신청권 부여로 결론=대ㆍ중소 동반성장의 핵심은 납품단가 현실화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기 협회의 개입을 가장 낮은 수위인 조정신청권 부여로 결론 내렸다. 당초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연동제나 협회에 납품단가 조정협상권을 위임하는 강경한 대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소비자 부담과 수출경쟁력 약화와 같은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에서 결국 연동제는 빠졌다. 기존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는 하청업자가 원청업자에 개별적으로 납품단가를 조정해달라고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두려워한 개별 하청업체가 제도를 활용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개별 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신청만 협회가 할 뿐, 결국 협상에 대한 부담은 개별 하청업체와 원청업체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초기단계에서는 어느 업체가 신청했는지 익명성이 보장될 수 있지만 협상단계에서는 어떤 하청업체가 신청했는지 알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은 "협회에 협상권까지 부여하면 사실상 '카르텔'이 될 수밖에 없어 조정신청권까지면 부여하기로 했다"며 "협회가 직권으로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납품단가 조정협의 건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 단독으로 기술자료 임차 가능, 기술자료는 서면으로만 요구=중소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해 사전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자료 요구 절차를 강화하고 사후적으로 대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을 무겁게 했다. 우선 기존 기술자료 임치제를 활성화해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부당하게 기술을 뺏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대기업의 동의가 없더라도 중소기업 단독으로 기술자료를 임치할 수 있고 분쟁 때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원가 등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는 서면으로 요청하도록 의무화하고 목적과 대가ㆍ비밀유지ㆍ권리귀속 등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도급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외에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중소기업 사업장에 출입하거나 실사하는 것도 금지된다. 또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의 기술자료 탈취ㆍ유용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탈취와 관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할 책임을 대기업이 지도록 했다. 손해액 산정도 법원이 중소기업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도급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고유영역 보호, 상시 구조개선 지원 시스템 도입=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대기업의 진입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중소기업 고유업종과 품목은 중기중앙회 등의 요청을 받아 동반성장위원회가 결정하고 중기청장 고시로 최종 확정된다. 정부는 일단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일차로 확정짓고 추가로 계속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대기업의 자율적인 진입자제와 사업이양을 유도하되 이를 어기는 곳에 대해서는 부당내부거래조사 등 강제조치가 취해진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상시 구조개선 지원 시스템이 다음달 중 마련된다. 중소기업이 영업양수도ㆍ합병 등 구조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정부가 세제ㆍ금융 지원과 합병ㆍ양수도 등에 수반되는 법적 절차와 제도상 특례 등을 줄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ㆍ오프라인에 지원센터가 마련된다. 12월 중 동반성장 사이버 종합지원센터가 설치되며 전국 산업단지에 동반성장 지원센터도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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