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고위관계자는 21일 "미주 교포은행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며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 검토 대상의 윤곽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이 인수한 새한은행 정도가 유력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인수를 추진했던 한미은행은 새한은행에 비해 덩치가 5배 이상 큰 곳"이라며 "KB금융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아직 미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토 대상은 새한은행 급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확대 해석을 우려해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교포은행 인수에 대한 KB금융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국민은행 임원진들과의 회의에서 "우리도 하반기에는 하나금융그룹 같은 결과물(미주 교포은행 인수)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지난 14일 교포은행인 새한은행의 지분 51%를 확보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KB금융도 교포은행 인수를 발판 삼아 취약점으로 꼽혀온 해외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미국 진출은 재미교포를 타깃으로 한다. 재미교포 은행시장은 리테일 영업인 만큼 국내 금융사의 현재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현재 적지 않은 교포은행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문제는 인수 가격 및 미국 금융 당국의 규제 부담이다. 특히 교포은행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KB금융 역시 이러한 부담 탓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매물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숨겨진 부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 부실을 감안할 때 인수 가격이 적당한지는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여기에 미국 금융 당국의 엄격한 규제는 또 다른 부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는 LA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미국 금융 당국의 승인불가 방침에 인수를 철회했다. 당시 현지 금융 당국은 인수주체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낮은 신용등급을 문제 삼았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께 현지에서 인수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은 전원 국내로 복귀했고 M&A 작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만큼 미국 금융 당국의 규제 벽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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