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병원장 소환

박노항과 짜고 CT필름 바꿔치기등병역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검찰단(서영득 공군대령)과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는 9일 박노항(50) 원사와 짜고 '컴퓨터 단층촬영(CT) 필름'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 등으로 병역면제에 관여해온 서울 영등포구 S병원의 비리혐의를 추가로 포착, 이 병원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가는 등 수사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3차 병역비리 수사 당시 97년 이후 박 원사와 짜고 CT 필름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 등으로 8건의 비리가 적발돼 현재 구속수감 중인 전 S병원 방사실장인 박모(50)씨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병원 원장인 이모(46ㆍ집행유예 중)씨도 금명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병역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사법처리됐던 전현직 군의관 6명과 전직 병무청 직원 4명 등 10여명을 소환,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S병원 원장인 이씨 등은 최근 탤런트 출신인 김모(54ㆍ여ㆍ구속)씨의 둘째 아들의 병역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새로 드러나는 등 박 원사 검거 후 여러 건의 추가비리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원장인 이씨 등이 박 원사의 부탁을 받고 유력 인사 자제들의 병역비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씨 등 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병역 면제용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구체적인 내역과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이들과 박 원사간 대질심문도 곧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원사가 서울 소재 K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에 등록, 기업인ㆍ관료 등 각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박 원사가 최고경영자 과정을 상류층의 병역비리 청탁을 받는 창구로 활용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체 조사 중인 24건의 병역비리를 박 원사의 구속만기일인 오는 14일 이전에 조사를 모두 끝내기로 하고 박 원사를 추궁 중이다. 그러나 박 원사는 증거가 드러난 사건 외에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