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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입력2003-01-07 00:00:00
수정
2003.01.07 00:00:00
김창익 기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에는 인간과 인간이 자신의 모습을 본떠 만든 AI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의 미래상이 그려져 있다.
섹스 AI, 가수 AI 등 각종 AI들은 만들어질 당시 입력된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뒤 폐기처분된다. 여기까지 스필버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AI들에 의해 인간의 삶이 편리해지는 `유토피아`다.
그러나 AI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가졌으며 이런 AI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면서부터 영화가 그리는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된다.
AI들은 자신들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란 사실을 알면서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기를 원하지만 불행히도 인간과의 갈등만 증폭된다.
지난해 12월26일 최초의 복제인간 `이브`가 탄생했다는 외신이 전해졌으며 이를 계기로 복제인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대체로 인간복제가 불임이나 알츠하이머병ㆍ파킨슨씨병 등과 같은 불치병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는 실용주의적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복제를 통해 기존 인간의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시각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복제인간의 존엄성이 다른 인간의 목적을 위해 파괴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장기이식을 위해 또는 치료목적의 특정 호르몬 추출을 위해 인간을 만들고 폐기하는 것은 곧 디스토피아란 주장이다.
스필버그의 영화 AI는 인간이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의 복제품을 만드는 세상이 과연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에 대해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영화는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인공 꼬마 AI가 단 하루 동안이지만 엄마에게 실제 아들처럼 받아들여지자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장면으로 끝난다. 인간의 행복은 결국 다른 대상으로부터 자신의 존엄성이 지켜질 때 유지된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인간복제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특정 결론을 낸다는 것은 성급한 면이 있다. 하지만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인간복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면 인간은 스스로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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