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투자 수단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자산 다양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식 현물,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 예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자산이 주식에 편중돼 있다. 하지만 주식은 변동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세부 종목의 수도 매우 다양하고 기업 가치 분석은 전문지식이 필요해 손쉬운 투자 수단이라고 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주식이 투자 수단으로 대중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 투자, 즉 '바이&홀드' 전략이 가능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주식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전문적인 분야지만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선택해서 장기 보유를 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기업은 설립과 퇴출을 반복하긴 하지만 그 근본 속성은 성장에 있으므로 해당 기업이 생존 및 성장을 유지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10년 전 삼성전자에 투자했다고 가정을 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외환상품은 다르다. 달러예금을 수년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질 리는 만무하다. 외화 보유는 투자자산이 되지만 외화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는 않는다. 반면 현물 거래의 경우 현물을 사서 보유하는 롱포지션이 일반적이다. 만약 달러가치 하락에 투자하고 싶을 경우 쇼트포지션을 구축해야 하나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로부터 달러를 빌린 후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 금융기관을 통해 달러를 빌린다는 것은 외화 대출이다. 외화 대출은 투자 목적의 대출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는 대출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대출을 받아서 달러를 매각한 다음 달러가치가 하락했을 때 매수해서 대출을 상환해야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이는 실현되기 힘든 거래이다.
외환 투자가 현실적으로 파생상품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환파생상품의 주요 종류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통화선물과 해외 외환 시장에 투자하는 외환(FX)마진거래가 있다. 두 가지 모두 외환 시장에 투자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통화선물은 원화 대비 외화가치에 투자하는 반면 FX마진거래는 외화 간 상대가치에 투자한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FX마진거래의 강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외화를 장기간 보유한다고 해서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것도 아닌 동시에 현물을 통한 쇼트포지션 구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매수와 매도가 자유로운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쓴다.
/홍승모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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