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6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번호이동 자율 제한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통사와 번호이동 자율제한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오는 5월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고 시행방안에 대한 협의를 한 뒤, 본격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통신업계의 '서킷 브레이크'라 불리는 번호이동 자율제한제는 이통 3사간 보조금 경쟁으로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되면 번호이동 전산망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 행태를 보일 때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크'제도에서 차용 한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 3월 이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시작 고착화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 왔으나, 최근 제도 도입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음 달 미래창조과학부의 이통 3사 순차 영업정지가 끝난 직후, 방통위의 영업정지 제재가 바로 시작되면 5월 말이나 6월 초까지는 영업정지가 모두 마무리 된다"며 "서킷브레이크 제도가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호이동 자율제한제 도입과 관련, 이통 3사간 최대 쟁점은 방통위가 결정한 과열 판단 기준 번호 이동 건수인 2만4,000건을 총합으로 할 때 3사간 어떤 비율로 정하느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또 이날 간담회에서 보조금 과열 경쟁을 해소 하는 방안으로 경쟁 주도 사업자에 대한 제재수준을 투명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통 시장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라고 지적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면 해결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보조금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근거해 아플 정도로 처벌하는 등 강력한 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해서는 "범죄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처벌 수위를 높일 계획"이라며 "개인정보 수집ㆍ이용 동의 절차 개선 등 포괄적 제도 개선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 CEO에게도 "본사 자체의 규정뿐 아니라 판매·대리점의 개인정보 관리에 대해서도 본사가 지원과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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