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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KT직원에 3,000억원 사기당해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된데 이어 이번에는 13개 금융회사가 대기업 직원에게 3,000억원대의 대출사기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정 개인이 2,000억원대의 대형 사고를 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더욱이 사기 대출이라는 금융회사측과 은행측의 과실이 있다는 KT ENS측의 입장이 맞서고 있어 수천억원대의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3년에 걸쳐 사기가 자행됐음에도 은행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금융산업 전반의 시스템에 막장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금융감독원은 KT 자회사인 KT ENS(옛 KT네트웍스)의 부장급 직원과 ENS 납품업체인 N사 관계자가 공모해 은행과 저축은행 13곳에서 약 3,016억원의 부당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6일 밝혔다. 하나은행 한 곳에서만 1,624억원이 사기로 대출됐다. 금융감독당국은 사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금융사 직원의 공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출과정의 적정성 등을 면밀이 들여다볼 계획이다.

대출 사기는 하나은행 외에 국민은행 296억원, 농협은행 296억원, OSB(옛 오릭스 저축은행)·BS 등 10개 저축은행 800억원 등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N사는 2008년부터 ENS와 정상적인 납품거래를 해왔다. 하지만 거래가 끊긴 후 N사가 ENS에 물품을 납품하는 것처럼 가공의 매출채권을 만든 뒤 이를 N사와 3~4곳의 명의로 된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겼다. SPC는 매출채권을 바탕으로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번 사고로 금융사와 KT ENSㆍN사 등과 채권상환 의무를 놓고 법적다툼이 예상된다. 하나은행 등은 지급보증서를 받았고, ENS의 매출채권 양도승낙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ENS는 “회사는 무관하다”며 개인 비리로 한정지으려 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KT ENS 직원을 소환 조사하고 공모혐의를 받고 있는 협력업체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했다. /김영필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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