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정책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둔 가운데 국민 여론도 차기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 출범하지 않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의 지배구조와 연결된 출자총액 제한 폐지에 대해서는 상당수 응답자들이 반대나 유보적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세제 개편 압도적 찬성=차기 정부의 공약인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세 완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4.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 종사자(82.5%),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계층(81.7%), 이회창 후보 지지자(78.0%) 등의 찬성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권역별로도 서울(74.8%), 인천ㆍ경기(78.2%) 등 부동산 가격이 높아 세부담도 상대적으로 큰 수도권뿐 아니라 대구ㆍ경북(76.2%), 광주ㆍ전라(67.8%) 등 지방에서도 세부담 완화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춘석 한국리서치 부장은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실패했다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세제 완화 등을 빌미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인세ㆍ금산분리 완화 기대=이명박 정부의 핵심 관계자들은 핵심 공약인 ‘747(연평균 7%성장ㆍ10년뒤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ㆍ세계 7대 경제 강국 진입)’을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연말 “기업의 애로사항이 있으면 직접 전화해달라”고까지 언급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새 정부는 법인세 인하, 금산분리 완화 등 재계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공산이 큰 상황. 국민 여론도 이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70.2%가 찬성했고 반대는 22.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금산분리 완화의 경우 찬성 응답비율이 51.2%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반대는 29.0%로 나왔으며 19.9%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는 학력별로는 전문대졸 이상(31.7%), 고졸(30.3%), 직업별로는 사무ㆍ관리직(38.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출총제 완화는 ‘반대’ 여론 높아=새 정부의 주요 경제 공약 가운데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는 여론의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출총제 완화에 대해서는 찬성이 47.9%에 그쳤고 반대가 31.9%로 다른 공약에 비해 높게 나왔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기업의 대물림을 위해 편법적으로 계열사를 편법 동원하는 등 재벌의 좋지 않은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향별로는 자영업 종사자(57.5%), 이회창 후보 지지자(56.0%), 이명박 후보 지지자(51.6%) 등 보수적인 성향의 응답자의 찬성률이 높은 반면 반대 응답비율은 자신의 이념을 진보라고 한 응답자(35.7%), 학생(40.3%), 문국현 후보 지지자(46.1%) 등 진보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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