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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브랜드, 불황을 이긴다] <2>태평양 '설화수'
입력2004-11-22 17:09:30
수정
2004.11.22 17:09:30
한방화장품 기술개발 30년 결실<br>국내브랜드로는 연매출 첫 3,000억원 돌파<br>명품 향한 '뚝심마케팅' 창의성이 성공비결
[강한 브랜드, 불황을 이긴다] 태평양 '설화수'
한방화장품 기술개발 30년 결실국내브랜드로는 연매출 첫 3,000억원 돌파명품 향한 '뚝심마케팅' 창의성이 성공비결
태평양의 명품 한방화장품 ‘설화수’가 22일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최초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설화수가 기록한 매출 2,79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연말까지는 3,200억원의 매출이 예상돼 지난해 보다 1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가 5~6%가량 축소되고 대부분 브랜드의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나 홀로 성장’을 이룩한 셈이다.
설화수의 최대 성공요인은 지속적인 기술투자다. 태평양은 이미 30년전부터 한방화장품 개발에 매달려왔다. 지난 73년 선보였던 국내 최초의 한방화장품 ‘진생삼미’가 바로 설화수의 기원. 초창기 한방화장품의 인기는 시원찮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한방원료 및 디자인 개발에 주력했고, 그 결과 설화수가 탄생됐다. 태평양은 제품 출시 이후에도 성분 및 디자인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또 다른 성공비결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뚝심마케팅이다. 23년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나는 연구개발을 거쳐 97년 설화수가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화장품 재료로서의 ‘한방’을 낯설어 했고, ‘명품’을 강조하는 고가의 국산 화장품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IMF사태가 터지면서 내수는 급속히 위축됐다.
여기서 태평양의 뚝심마케팅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출시 첫해 127억원이란 초라한 성적을 거뒀지만 한방과 명품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담당실무자에게 사명감을 고취시켰다. 전진수 설화수 브랜드매니저는 “출시 당시 대내외 여건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누구도 성공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내에 ‘한국적인 미’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가 필요하고, 그 최전방에 태평양이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유의 고급마케팅 전략을 고수한 점도 빼놓을수 없는 성공비결이다. 태평양은 고집스럽게 백화점과 방문판매망을 통해서만 설화수를 판매했다. 단 한번도 세일을 하지 않았고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 광고모델을 고집하지 않았다. 김형길 홍보부장은 “욕심이 많으면 화려해 질수 있지만 정통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면서 “하지만 명품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판단해 각종 마케팅 행사를 지양했고, 결국 적중했다”고 말했다.
권한과 책임을 실무책임자에게 대폭 위임해 창조력을 향상시키고 의욕을 제고하는 시스템도 한몫했다. 10여명의 브랜드 매니저들이 브랜드의 창조에서부터 발전, 유지까지 전과정을 책임지도록 했다. 다른 회사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지만 태평양의 기업문화가 훨씬 창조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태평양의 임직원들은 말단 직원에서부터 사장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부를 때 직함을 빼고 ‘님’으로 통일해 부른다.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전진수 매니저는 “설화수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창조한 것이어서 창의성과 모험이 필수적”이라며 “브랜드매니저들의 권한과 활동영역을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이 보장해준 덕분에 창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입력시간 : 2004-11-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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