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와 LG카드가 10월1일부터 통합돼 국내 1위, 아시아 1위를 넘어 세계 10위권의 신용카드사로 거듭난다. 통합 신한카드는 국내 시장점유율 25%(2007년 6월 말 기준)로 독보적 1위 체제를 굳히면서 업계 절대 강자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신한금융그룹 편입을 계기로 은행계ㆍ기업계로 양분됐던 카드시장을 은행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는 1일자로 부문장과 본부장, 팀ㆍ점장급 등 144명에 대한 대규모 통합 인사도 단행하면서 옛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조직 융화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역동적이며 강성인 카드문화(LG카드)와 보수적인 은행문화를 파열음 없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 은행계 중심의 카드시장 재편 신호탄 통합 카드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실질 회원 수 1,310만명, 카드 이용액 45조원(반기 카드 이용액)으로 카드 부문에서 BOAㆍ씨티은행 등 세계적 은행과 나란히 글로벌 톱10 금융회사에 진입했다. 금융사가 세계 10위 클럽에 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초대형 카드사 출범으로 국내 카드업계는 은행계 중심의 시장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1위인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이 25%, 2위인 KB카드가 17%로 1ㆍ2위를 모두 은행계가 차지하게 됐다. 은행계 카드사의 약진은 단순히 규모 때문은 아니다. 막강한 자금조달 능력과 전국적인 지점 네트워크를 무기로 안정적인 시장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도 톱10 신용카드사 중 9개 카드사가 씨티은행ㆍ바클레이즈 등 모두 은행계 카드사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신한지주와의 시너지 도출이 과제 국내 카드시장은 그동안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 과당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제 살 깎기’식 물량공세를 지양하고 은행ㆍ증권 등 신한지주 계열사 상품과의 연계를 통한 서비스의 질적 차별화를 추구해야 중장기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이 지주사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시너지 영업’을 표방한 것도 이 같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는 통합에 따른 회원 이탈 방지와 선도 카드사 위치의 수성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돼 카드사의 영업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안착 여부는 중장기적으로는 신한지주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례로 BOA 등 선진은행에 뒤진 교차판매 영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 LG카드와의 화학적 결합 이뤄야 신한그룹은 LG카드와의 물리적 통합은 이뤘지만 보수적인 은행문화와 역동적이고 발빠른 기업계 카드문화를 조화롭게 결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이날 단행된 통합 신한카드 첫 임원ㆍ부서장 인사는 양 카드사 조직의 융합을 배려한 안정적 인사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LG카드 노조 측은 “LG카드와 신한 측의 임원 배분이 양 조직 규모를 감안해 7대3으로 됐다”며 “신한 측이 통합조직 안정을 위해 고민한 모습이 보인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통합 직전 신인사제도를 둘러싼 LG카드와 신한 측의 극한 대립사태에서 드러났듯 통합 인사제도, 임금 부문, 비정규직 문제 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잠복된 불안 요인이다. 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처럼 피인수 금융사 직원들과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년씩 조직이 겉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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