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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숨은주역] 한국타워크레인
입력2003-03-09 00:00:00
수정
2003.03.09 00:00:00
한때 국내 타워크레인 시장의 65%를 석권하며 승승장구하다 지난 97년말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IMF) 위기 때 아깝게 청산된 회사가 있다. 경남 창원공단에 있던 한양공영이다. 1만평이 넘는 이 공장은 그 이후 5년이 넘도록 가동이 중단된 채 철강 등 자재들의 녹만 두꺼워져 갔다.
무덤처럼 조용했던 이곳은 그러나 올 들어 연일 쇳소리가 진동하며 수 십대의 타워크레인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뿔뿔이 흩어졌던 한신공영 출신 근로자들도 다시 100여명이 모인 것. 5년 여 동안 죽어있던 공장이 쉴새 없이 더운 열기를 뿜어내자 창원공단 입주기업은 물론 이곳을 지나는 이들마다 눈이 휘둥그레졌음은 물론이다.
생명이 끊어진 타워크레인 공장을 다시 되살린 기업은 한국타워크레인(대표 박영식). 지난해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당초부터 이 타워크레인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1만평이 넘는 대형공장부지에다 수 십억원에 달하는 원부자재 등이 쌓여 있어 조금만 노력하면 공장정상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혜안이 있었다.
공개입찰을 거쳐 지난 해 12월 6일 총 140억원에 공장부지 및 자산을 사들이는데 성공한 한국타워크레인은 바로 옛날 일꾼들을 규합해 나갔다.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는 날 다시 모인 근로자들의 눈에는 감회어린 눈물이 흘렀다.
과거 한양공영은 97년을 전후해 건설경기가 침체되자 시장 수요가 부진해져 경영난에 시달렸다. 여기다 노동조합의 입김이 거세져 최대 주주인 대한주택공사의 골칫거리가돼오다 결국 97년 12월 청산이란 사형선고를 받게 됐다.
새 주인인 한국타워크레인은 공장 인수와 함께 미리 치밀하게 짜놓은 자구계획 실행에 바로 들어갔다. 우선 공장을 말끔하게 보수하고 녹슨 자재들을 깨끗이 닦았다. 또 재고로 쌓여있던 타워크레인 조종실과 일부 부지를 매각해 운전자금을 확보했다. 이와함께 소사장제를 전면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조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아울러 박 사장을 비롯 십수명의 영업인력이 전국을 돌며 치열한 수주전을 전개했다. 마침 타워크레인을 수입해 쓰던 건설회사들이 잇따라 주문을 내기 시작하면서 삽시간에 주문계약이 줄을 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세 달 만에 무려 180억원이 넘는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성규 기획생산부장은 “현재 건설업계에서 타워크레인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며 “주문이 밀려 납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워크레인의 올해 매출목표는 600억원 이상. 이 추세대로라면 어렵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타워크레인은 제품 판매확대에 맞춰 전국 도 단위에 9개의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또 세계적 타워크레인 회사를 비전으로 삼은 만큼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독일의 타워크레인 전문업체인 립헬사를 2분의1 가량 축소해놓은 이 공장은 설립때 립헬사의 기술과 설비를 그대로 전수 받아 이미 세계적 수준의 설비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해외시장 진출도 이뤄질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5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가동과 판매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연구직 등을 합쳐 123명의 임직원이 한마음이 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단기 정상화의 공을 돌렸다.
<창원=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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