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은행 임원 승진인사에서 유독 특정 지역 출신이 많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경남동부영업본부장' 출신 3명이 각각 부행장·상무로 별을 달았고, 수도권에서 외곽으로 치는 관악동작영업본부장에서도 본사 임원을 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10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승진한 이동빈 부행장, 김종원 부행장, 정영진 상무 등은 부산경남동부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부행장은 2011년 4월 해당 지역 본부장을 지냈고, 김 부행장이 그 다음(2011년 12월) 바통을, 정 상무는 김 부행장의 뒤(2012년 12월)를 이어 본부장에 근무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권역에서는 성장성이 정체돼 있지만 해당 지역본부 관에는 정관산업단지, 울산 공장단지 및 부산 아파트 분양 등의 수요가 많아 좋은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면서 "경남·부산은행 등 지역 토착은행들이 있음에도 무엇보다 해당 지역구 소속 직원들의 열정이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출신이 우리은행 본사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승진한 손태승 부행장은 2012년 12월 관악동작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 수석부행장인 김동수 전 마케팅지원단 상무도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출신이다. 정기화 전 HR부행장, 금기조 전 카드사업본부 부행장, 김옥곤 전 우리은행 U뱅킹사업단 상무 등도 해당 본부를 거친 뒤 본사 임원으로 올라섰다.
관악동작본부가 잘나갔던 이유는 해당 지역의 '성장성' 때문. 관악동작본부는 서울권역에서도 강남·서대문영업본부 등에 비해 핵심성과지표(KPI) 등수가 낮다.
하지만 서울대·중앙대·숭실대 등 대학가가 포진된 만큼 의지에 따라 성적을 끌어올릴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사례가 이어지자 직원들의 선호 점포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강남·여의도처럼 그대로 둬도 영업이 잘되는 지점에 발령 나기보다 지방이라도 역세권이나 신사업 지점 등 성장 가능한 지역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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