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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가 경제 발목잡는다
입력2003-07-25 00:00:00
수정
2003.07.25 00:00:00
정문재 기자
친노(親勞)적인 노동정책과 함께 지나치게 까다로운 환경정책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고 해외이전을 가속화시켜 국내산업기반을 급속히 무너뜨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국내외기업들 모두가 제기하고 있어 개선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07년부터 수도권지역에서 대기오염 배출 총량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당수 업체들이 이를 지킬 수 없어 공장의 해외이전이나 생산라인축소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내 제정될 `수도권대기환경개선 특별법`에 따르면 오는 2007년부터 수도권에 있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에 연간 대기 오염배출량을 할당하고 이를 어기면 부과금을 내야 하는 `오염배출 총량제`가 시행된다. 현재 정부는 배출 총량제를 통해 수도권에서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10) 등 오염물질총량을 2012년까지 2000년보다 35~65%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현재의 기술수준이나 자금사정을 감안할 때 환경부가 추진중인 오염배출총량제를 지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생산설비의 해외이전과 라인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64개 수도권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개(73%) 업체는 환경부 기준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해외 등지로 공장을 옮기거나 생산감축, 공장폐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배출총량제가 시행되면 업체 당 평균 대기오염방지시설 투자비가 22억7,000만원, 연간 운영비는 7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장 굴뚝 1개당 오염량 측정장치 설치비가 1억5,000만원”이라며 “오염절감시설까지 감안할 경우 대형 사업장은 무려 300억~40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량 축소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해도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환경부가 제시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가동을 축소하거나 공장을 아예 이전하는 사태도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 기업뿐 아니라 외국기업들도 까다로운 환경 관련 규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에 진출한 150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환경규제 체감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67%의 기업이 `높은 배출기준`, `까다로운 행정절차`등 환경관련 규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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