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는 또 다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5월에는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2,000선 안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난달에는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부각되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코스피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자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의 제조업 지수가 개선 흐름을 보이자 국내 경기민감주와 대형주들의 반등 기대감이 커졌지만, 뜻하지 않은 이라크 사태가 발발하면서 국내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이라크 내전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로 인해 대형주들의 주가가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에는 삼성의 2·4분기 실적 우려까지 불거지며 코스피가 1,980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6월27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월초 후 수익률은 -0.02%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로 2% 후반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K200인덱스펀드는 0.01%까지 떨어지며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대형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지만,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일반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0.10%에 그쳤다. 연초부터 인기를 끈 배당주 펀드는 0.11%를 기록했다. 주식형펀드 가운데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중소형주펀드는 0.42%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K200인덱스 펀드는 부진했던 반면 섹터에 투자하는 기타인덱스펀드는 선전했다.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대표 수출 부문인 화학 섹터가 주목을 받았다. '삼성KODEX에너지화학상장지수[주식]'(5.62%), '한화ARIRANG화학상장지수(주식)'(5.34%) 등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자 및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는 IT섹터도 약진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실적개선 기대감에 외국인의 매수가 몰리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래에셋TIGER소프트웨어상장지수(주식)'(5.32%), '우리KOSEF IT상장지수 (주식)'(4.25%) 등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주가 부진한 틈을 타 LG그룹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도 성과가 돋보였다. 삼성그룹 대표주인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실적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LG이노텍(011070)·LG전자(066570) 등 LG그룹 IT 계열사들의 주가는 신형 스마트폰 'G3'의 인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미래에셋TIGER LG그룹+상장지수[주식]'(6.33%), '한화ARIRANG LG그룹&상장지수[주식]'(4.54%),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 1(주식)(A)'(4.33%)등의 성과가 좋았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프랭클린오퍼튜니티자(주식)Class C-F'가 2.30%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출시된 'KTB리틀빅스타자[주식]종류C'도 2.12%를 기록하며 새내기 펀드답지 않은 운용능력을 보였다.
국내 주식형펀드와 같이 해외주식형펀드에서도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고수익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섹터에 투자하는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상장지수[주식-파생]'이 13.71%의 수익률로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금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H)(A)'(13.14%), 'IBK골드마이닝자[주식]A'(12.70%),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12.31%) 등도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였다.
일본과 러시아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성과도 눈부셨다. 최근 일본은 법인세 인하 등으로 투자 기대감이 커진 데다 미국·유럽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라크 사태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 관련 기업이 대거 포진된 러시아도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자 H[주식-파생재간접]C-F'(7.24%), '한화재팬코아 1[주식]종류A'(5.25%) 등이 우수했고 러시아 펀드 가운데는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자 1[주식](종류A)'(6.45%), 'JP모간러시아자(주식)A'(6.11%) 등의 성과가 좋았다.
지난 5월 기관의 환매 탓에 1조6,281억원이 빠져나간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 지난달에는 2,22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기타인덱스 펀드와 연초 후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배당주식형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기타인덱스 펀드와 배당주식형펀드에는 각각 1,502억원, 1,537억원이 순유입됐다. 증시가 부진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시장에는 지난달보다 350억원 가량 늘어난 896억원이 흘러들었다.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4,019억원이 빠져나갔고, 해외채권형펀드에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 펀드 인기에 힘입어 950억원이 순유입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