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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리더 정보인] (9) 김종길 두루넷 사장

김종길 두루넷 사장은 두 얼굴을 가졌다.직원을 대할 때는 누구보다 자상하다. 말단 직원까지 꼭 이름을 불러주고 사사로운 대화를 즐긴다. 이럴 때면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다. 그러나 사업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매섭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럴 때면 마치 승부사를 보는 것 같다. 金사장이 정보통신 업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임직원을 이해시키고 설득한 뒤 자연스럽게 그 힘을 결집시켜 사업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것이다. 金사장은 이같은 경영 수단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덕택에 국내 정보통신 업계에서 「신수종 사업 개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82년 삼보컴퓨터가 설립될 때 그는 초대 사장이었다. 삼보컴퓨터를 우리나라 컴퓨터분야 대표 기업으로 키운 게 金사장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에 개인용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보급한게 바로 金사장이었음을 뜻한다. 그는 또 92년 나래이동통신의 초대 사장을 맡았다. 당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폭발적이었던 삐삐 붐을 일으킨 주인공도 金사장인 셈이다. 그런 金사장의 세번째 임무가 두루넷이다. 초고속 인터넷을 구석구석 뿌리내리는게 정보인으로서 그의 마지막 소임인 것이다. 金사장은 이를 위해 얼마전 그동안 겸임하고 있던 나래이동통신 부회장직도 포기했다. 두루넷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종전 인터넷 서비스보다 속도가 100배 가량 빠른 게 장점이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뒤 11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가 지금은 가입자가 1만5,000명이다. 『첫 선을 보인것 치곤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두루넷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명실공히「생활속의 인터넷」으로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소한 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바둑 기력이 아마 3단으로, 바둑을 두다가 「승부사적 기질」과 「관조하는 마음」을 터득하게 됐다는 金사장. 그는 분명 고수(高手)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은 당시 컴퓨터와 삐삐가 그랬던 것처럼 큰 변화를 예감케 하는 신수종 사업이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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