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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송도 ‘동북아 IT 허브’로] “서비스보다 IT가 경쟁력” 판단

새 정부의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실현 방안이 골격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대표적 경제특구(경제자유지역)인 송도신도시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연구개발(R&D)중심지역으로 육성한 후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개성공단과 연결해 동북아시아 최대의 IT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영종도, 김포매립지, 부산항, 광양만등 경제특구 후보지를 벨트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거둬보겠다는 속셈도 있다. 우리나라를 동북아의 IT허브로 이끌어갈 전위부대는 외국인에서 국내 기업으로 바뀔 조짐이다. 그러나 인수위의 이 같은 `물타기식`방향선회는 실현가능성만 낮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IT위주로 동북아 중심지 건설= 인수위는 국가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분야가 물류, 금융, 서비스보다는 IT등 첨단산업이 되어야 함을 재확인했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이미 홍콩ㆍ싱가포르 등에 자리를 내 준 금융ㆍ보험ㆍ교육 등 서비스 업종에 달려들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었다. 그러나 IT부문은 경쟁국들인 중국ㆍ홍콩ㆍ싱가포르등에 앞서 있다는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의 융합(Convergence)추세의 중심에 있는 IT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다른 첨단산업과의 융합을 노리고 더 나가서는 중국의 추격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굴뚝산업과의 접목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수위가 지방특화산업 육성을 유독 강조하는 것도 이런 그림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방향 급선회 배경 =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전략은 `우리나라는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 제시용이다. 국가적 생존차원의 문제라는 뜻이다. 그래서 경제자유지역법은 초벌로 구워지기까지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인수위가 방향을 쉽게 선회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현실적인 이유로 경제특구 추진 주체가 지난해 재정경제부에서 산업자원부로 바뀐 것을 들 수 있다. 재경부는 냉철하게 볼 때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길은 제조업이 아니라 물류, 금융등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의 생각은 다르다. 첨단산업을 포함한 제조업이 말라 죽는 현실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에 뒤지는 국제금융서비스를 어느 세월에 따라가겠느냐는 논리는 이래서 제시됐다.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들이 들어오기에 앞서 국내 기업들을 내세워 어느 정도 특구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인수위의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일단 판을 깔아놔야 외국인들이 쳐다볼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내 기업을 미끼로 ? = 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는 "부지나 세제혜택 만으로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기업이 미리 자리잡고 호스트(HOST)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해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인수위의 새 그림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일단 외국기업과의 역차별을 없애는 건 좋은데 특구외 지역의 국내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노동자들의 집단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한정된 지역이지만 경제 특구에서 정리해고 완화 등 재계의 숙원이 해소될 경우 노동자 단체의 집단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게 뻔하다. 더욱이 노동계는 외국인기업보다는 대기업들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는 게 노동정책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년만에 부활한 `미디어 밸리`= 송도신도시를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발상자체도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이 구상은 이미 실패로 끝난 `송도 미디어 밸리`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디어밸리는 지난 97년 인천시가 주도하고 삼보컴퓨터 등 국내 IT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던 `한국형 실리콘 밸리 프로젝트`다. 이 계획의 골격도 송도 신도시에 국내기업이 소프트웨어(SW) 연구소 등을 설립한 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외국기업 뿐 아니라 국내기업들조차 철저하게 외면해 지난 2000년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IT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IT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에서부터 나온다"라며 "국내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서 고급 인력이 송도로 몰려들지 조차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동석기자, 문병도기자, 한동수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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