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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코스닥 시장 전망과 과제
입력1999-05-07 00:00:00
수정
1999.05.07 00:00:00
문병언 기자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인텔·야후 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나스닥시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술력만 가진 이들 기업의 든든한 자금줄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설립 27년만에 시장규모면에서 200년 역사의 뉴욕증권시장을 앞질렀다.코스닥시장도 개장 3년이 채 안됐는 데도 불구하고 현재 등록회사 335개, 시가총액 14조원규모로 급성장했으며 나스닥처럼 국내 벤처·정보통신산업의 자금 파이프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은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아직 투자자를 대거 끌어들이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유통물량의 태부족이다. 주식분산이 미진해 하루에 단 1주도 거래되지 않는 기업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투자유의 종목도 전체의 60%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팔려고 해도 거래가 안 되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게다가 투자를 위한 전제조건인 기업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 때문에 어떤 기업의 주가가 오를경우 이유도 모른 채 뒤따라 사는 뇌동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자칫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姜玎鎬) 코스닥증권 사장도 『현재 코스닥시장은 기업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투자하는 블라인드 게임과 마찬가지다』면서 『투자자 보호를위해 공시제도 강화 등 대응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이 나스닥처럼 도약하기 위해서는 좋은 물건(등록기업)과 풍부한 유동성, 기업정보의 투명한 공시가 필수적이다.
우선 시장을 대표하는 스타주의 유치다. 나스닥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인텔과 같은 등록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시장도 함께 뜨는 발판이 됐다.
이를 위해 코스닥은 민영화 대상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한국중공업을 비롯 PCS 3사와 온세통신 등 대형 정보통신업체, 생물 의학 신소재 정보통신서비스 소프트웨어 영상 게임업체 등의 등록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외형 키우기와 함께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가격조작 등을 막아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선결과제다.
이승주(李承周)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업 분석과 정보교환이 안돼 일반투자자가 문을 두드리기 어렵다』며 『특히 벤처기업들의 기술력을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증권사나 기관을 제도권내에서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유동성 부족의 경우 일부 오너가 경영권 상실을 겁내 주식분산을 꺼리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51%의 지분만 소유하면 경영권 행사에 문제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등록 후 자기회사 주식을 되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일반공모비율 확대와 함께 지분 분산율에 따라 법인세제상 감면 혜택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코스닥증권도 이를 인식, 부실기업 및 지분분산이 미흡한 기업 등을 퇴출시키는 등 시장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유시왕(柳時旺) 코스닥증권 전무는 『투자자에게 양질의 주식을 제공하고 신뢰성을 제고해야만 시장활성화가 가능하다』면서 『등록심사와 매매심리, 공시 등을 대폭 강화해 효율적인 투자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언 기자 MOONB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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