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지난 10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2012년도 영업보고서를 제출받고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고 15일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 3사 영업보고서를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현재 27만원으로 제한된 보조금 한도를 상향하거나 하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수정할 것”이라며 “되도록 상반기 안에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휴대전화 보조금은 27만원을 넘을 수 없다. 이는 방통위가 지난 2010년 9월 이통사 영업보고서를 토대로 계산한 가입자 1인당 평균 예상 이익 24만3,000원에 조사 장려금을 더해 결정한 액수다.
방통위는 이통사가 특정 가입자에게 이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면 다른 가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런 지침을 정했다.
그러나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이 주를 이뤘던 때 만든 지침을 고가의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지금까지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보조금 한도를 27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특히 작년 극심한 보조금 경쟁이 발생한 것을 두고 “시장과 소비자가 더 많은 보조금을 원한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방통위 일단 이통사의 2012년도 영업보고서에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투자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토대로 가입자 1인당 평균 예상이익 변화를 따져보고, 보조금 가이드라인 조정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1인당 평균 예상이익이 높아졌다고 해서 보조금 상한선도 올라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조금 상한선을 낮추거나 보조금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상한선을 높이면 정부가 과잉 보조금을 인정하고 조장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망내 무제한 무료 통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에 집중하는 이통사들의 변화가 지속되려면 보조금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들도 서비스 경쟁과 보조금 경쟁을 병행하는 것은 자금 여력 상 어렵다고 말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1인당 평균 예상이익 외에도 적정 보조금을 결정하는 기준을 새로 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용자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충실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통사들도 보조금 정책이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방통위의 의사결정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방통위의 또 다른 과제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할당경매와 보조금 정책을 연관지어 전략을 구상하기도 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가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된다면 다른 사업자들이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조금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보조금 정책에는 생각보다 많은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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