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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유사 부서 통폐합… 빠르고 강한 조직 만든다

■ 임원 43명 승진 인사·조직개편<br>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 1년만에 부사장 승진 등 인재발탁으로 사기 진작<br>최고운영책임자제도 신설 해외 개별법인 체제 전환… 조직 효율화로 미래 준비



LG전자가 30일 단행한 인사 및 조직개편은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보다는 인재발탁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미래사업을 준비하겠다는 포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설하고 유사부서를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점도 돋보인다. ◇인재발탁으로 사기진작=업계에서는 당초 LG전자의 이번 인사가 계속되는 실적부진 때문에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해 승진자가 예년만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총 43명이 승진하면서 지난해(39명) 수준을 넘어섰다. 대표적 발탁사례인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은 '3D로 한판 붙자' 등 도전정신을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켰고 매출은 물론 손익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사장으로 승진한 권희원 HE사업본부장도 30여년 간 TV와 IT사업 부문을 두루 거치며 TV사업에서 LG전자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4개 사업본부장이 대부분 유임되거나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부사장인 권희원 HE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그대로 본부장을 맡게 됐다. 박종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장(부사장)과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AE사업본부의 노환용 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빠르고 강한 조직 시동=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1년여 동안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한 뒤 이번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직개편의 핵심 내용은 ▦COO제도 신설 ▦해외조직의 개별 법인체제 전환 ▦유사 부서 통폐합 등이다. COO제도 신설은 사업 경쟁력의 근간인 제품 리더십 확보를 위해서다. 추가 인사를 통해 COO를 임명할 예정으로 신임 COO는 제품 생산에서부터 품질ㆍ구매ㆍ고객서비스 담당 조직을 산하에 두고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법인의 개별 법인체제 전환은 해외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쇄신책이다. 기존의 해외 지역 대표를 개별 법인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개별 미주법인은 3단계 보고 대신 곧바로 CEO에게 직보하게 된다. 이 같은 조치는 이미 예고됐다. 구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해외법인을 돌아보면서 해외주재 인원 과다 문제를 제기하고 의사결정 속도가 늦다는 점을 개선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해외법인을 순시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문제점이라고 판단한 해외법인의 의사결정 속도 지체 문제를 이번에 해결한 것"이라며 "구 부회장의 평소 경영스타일이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를 반영하는 현장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아울러 본사 조직에 대해서도 연구개발(R&D)과 전략기획ㆍ상품기획 등의 조직을 손질했다. 기존의 HEㆍMCㆍAE 등의 사업본부체제는 유지하면서 기능이 중복되는 일부 부서의 통폐합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MC사업본부의 프린터 담당 부서와 광학부서의 업무 연관성이 높은 만큼 이들 부서를 통폐합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조직별 명칭도 담당을 그룹으로, 팀을 담당으로, 그룹을 팀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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