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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진으로 촉발된 외국계 은행의 전산시스템이 28일 하루 만에 거의 복구돼 은행거래가 정상화됐다. 하지만 인터넷 거래 등에서 부분적인 지체현상이 이어졌고 로이터 단말기의 복구 지연으로 외환거래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진으로 손상된 해저케이블을 복구하는 데는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해당 은행들이 대체선을 확보, 일단 전산시스템을 가동함으로써 창구거래와 현금입출금기(ATM) 등 일반 고객들은 다시 은행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외환정보 등을 제공하는 로이터 단말기 등의 복구는 지연되고 있어 외국계 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딜러들은 여전히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대체선을 사용하는 조치로 전업무를 정상화했다. 이날 입금ㆍ지급 거래 등 일반 창구업무와 ATMㆍ인터넷뱅킹ㆍ폰뱅킹 등은 오전부터 거래가 정상화했으며 국제현금카드의 해외사용도 이날 오후부터 정상화돼 고객들의 일반 은행거래에 차질이 없게 된다. 씨티은행 측은 “대출의 경우 전산장애로 인해 납부하지 못한 대출이자 및 상환금을 결제 예정일에 정상 납부한 것으로 처리하고 카드의 경우는 추가 발생 이자 및 수수료를 조정할 예정”이라며 “이번에 문제가 된 서버도 당초 계획에 따라 새해에 싱가포르에서 가져와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SBC 역시 제휴통신 업체를 통한 우회선을 확보해 은행거래를 정상화했다. 현재 일반 창구업무 등 대부분의 은행거래는 재개됐지만 홈페이지(www.kr.hsbc.com)의 경우 접속이 간헐적으로 느려져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대체선을 확보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다롄(大連) 등 4개 중국 지점과의 거래를 정상화시켰다. 은행권의 외환자금 거래부서에서는 이틀째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중은행의 자금시장부 관계자는 “은행권의 외환 거래시스템이 로이터 단말기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업무 차질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기업거래의 경우 로이터 단말기를 통해 가격정보를 받았으나 어제부터 일일이 가격을 물어 거래를 진행하다 보니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시아 국가의 은행 전산망도 빠른 속도로 복구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의 현지 금융인과 외국인들은 한 번의 지진으로 아시아의 거의 모든 통신망과 금융망이 휘청거린 데 대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홍콩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e메일과 메신저는 물론 온라인 쇼핑ㆍ주식거래ㆍ게임 등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사실상 차단됐고 국제전화와 팩스 연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도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은행간 자금결제를 위한 국제 금융통신망이 장애를 빚자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만 구식텔렉스를 이용하거나 대부분의 거래는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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