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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12일] 아주 묘한 현대건설 주인 자격

김민형 금융부 기자 “오는 15일 열리는 현대건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가격적 요소가 가장 중요하지만 비가격적 요소도 충실히 반영하도록 요청하겠다.” 온 나라의 시선이 G20 정상회의에 쏠려 있었던 11일 정책금융공사로부터 날아들어온 보도자료의 골자다. 공사가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공식적으로 비가격적 요소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 입찰과 관련해서 공사는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요소”라고 강조해왔다. 유재한 사장 역시 “가격부문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2 정도 될 것”이라며 가격적 요소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날 보도자료가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비가격적 요소’를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대목. 본입찰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에 평가기준에 대한 입장 정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속내를 짚기가 쉽지 않았다. 당초 공사는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공사 한 관계자는 “워낙 억측이 많다 보니 한번쯤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채권단이 아무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구설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구설에 휘말리기 싫어서 내놓은 선정요소가 평가기준이나 방식도 애매한 ‘비가격 요소’라니…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현대ㆍ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근거없는 억측들이 난무해왔다. 공사가 이 미묘한 시점에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은 표면적으로 이해가 간다. 이 문제와 관련해 공사 측은 “지금까지의 원칙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명하지만 시중에선 입장표명의 ‘의도’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두려워해 면피성으로 비가격적 요소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면 결과적으로 혼란과 시빗거리만 가중시킨 셈이다. 앞으로 4일 후면 현대건설의 새로운 주인이 사실상 가려진다. 얼마나 깔끔하게 마무리될지 지켜볼 일이다.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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