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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아프리카·남미 시장 뚫었다

잠비아에 증용량 케이블 공급… 케이블 교체만으로 2배 전력 송전<br>칠레·아르헨서도 사업권 따내<br>마케팅 강화·현지 기술세미나 등 구자은 사장 글로벌 리더십 성과

LS전선 직원들이 지난 2012년 쿠웨이트에서 땅 밑으로 초고압 케이블 시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S전선


LS전선이 최근 남아프리카와 남미 등 미개척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말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구자은(50·사진) 사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

3일 LS전선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아프리카 남부의 잠비아 전력공사(ZESCO)에 500만 달러 규모의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면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블랙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Lusaka) 인근 지역의 노후된 가공(架空) 케이블을 교체, 전력망을 확충하는 데 사용되는 이 제품은 송전탑 등 설비는 그대로 두고 기존 케이블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2배의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증용량(增容量) 케이블이다. 전세계적으로 4~5개 업체 정도만이 개발에 성공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증용량 케이블을 도입한 잠비아 전력청은 물론 케냐, 짐바브웨, 우간다 등 주변 국가의 전력청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지중 케이블보다 적은 비용으로 전력량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이 아프리카에 본격 진출한 것은 지난 2010년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사를 세우면서부터. 그러나 아프리카는 유럽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유럽 업체들과 중국 정부의 아프리카 지원 자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어 그간 실적이 지지부진했다.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구자은 사장은 영업본부 내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고, 전력청과 EPC(설계조달시공) 업체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 뜻깊은 결실을 일궈낸 것이다. 특히 두바이발 경제 위기 속에서도 2011년과 2012년 카타르 수전력청, 쿠웨이트 전력청과 각각 1억 달러와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며 중동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미 진출 움직임도 매우 활발하다. LS전선은 지난 2월 말 칠레 산티아고시 지하철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500만 달러 규모의 배전 케이블 공급권을 따냈다. 이어 3월에는 아르헨티나의 북부 전력청과 북동부 전력청에 700만 달러 규모의 지중 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남미 역시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유럽 전선업체들이 오래 전부터 진출한 곳으로, LS전선은 기술 우위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 등 경쟁업체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앞서 지난 해에는 베네수엘라 전력공사와 2억 달러 규모의 해저 케이블 공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2009년 강원도 동해시에 1,800억원을 과감히 투자, 국내 최초의 해저 케이블 공장을 준공한 지 만 4년도 안돼 거둔 쾌거였다. 공장 준공 당시만 해도 소수의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 국내에서는 제품을 전량 수입하고 있었다. LS전선은 유럽 업체들의 견제 속에서 국내는 물론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서 연달아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해저 케이블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신흥 시장에서 LS전선이 쾌거를 달성한 데는 구자은 사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은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미국 시카고대 MBA를 나와 LG전자, LG상사, GS칼텍스, LS니코동제련을 거치며 다양한 업종을 경험하며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LS전선에 합류해 2012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으며 2013년에는 대표이사(CEO) 사장으로 선임돼 구자엽·구자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구자엽 회장은 3월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현재 LS전선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구자은 사장은 "유럽의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중동과 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하는 데다 인도와 중국, 중동 업체들의 저가 정책까지 더해져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380kV급 이상의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 증용량 케이블과 같은 고부가 가치 제품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와 남미 등 신시장을 적극 공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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