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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유출 땐 글로벌 비즈니스 타격"

■ '단말기 유통개선법' 간담회<br>제조사 취지·원칙엔 공감 구체 규정은 보완 주문… 이통사도 시행안에 우려<br>미래부 "유출 우려 없어"

'원칙에는 찬성, 각론에는 이견.'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이행 방법에서는 명확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단말기 유통법을 최우선 처리 민생법안으로 내세워 올해 안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잡았지만 변수가 많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간담회'를 주최한 자리에서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소비자단체, 관련협회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모든 참석자들은 소비자 후생 증진과 신뢰 회복을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각자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특히 신규 규제 대상이 되는 제조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법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구체적 법 조항을 언급하며 개선을 건의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영업비밀 유출 문제. 이 사장은 "정부에 제출한 영업비밀이 외부에 유출되면 글로벌 비즈니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휴대폰 사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와 해외 사업자간 장려금 지급비율이 다른데, 국내 지급비율이 알려지면 심각한 손해를 입을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공정 거래에 대해선 기존 법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제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배원복 LG전자 부사장도 "기본적으로 법안에 찬성한다"며 "그러나 영업비밀 등의 문제는 하위규정 등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창진 팬택 부사장 역시 "개선법의 취지와 배경, 목적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은 아무도 없다"며 "세부적인 시행과정에서 제조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통사들도 원칙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 시행방안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은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분에 다른 논리를 내세우기는 힘들다"며 "다만 법 자체보다 운영방식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현명 KT 사장은 "비정상적인 유통을 정상으로 바꿔야 한다"며 "건전한 유통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투명한 가격을 제공하는 관련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소비자 권익을 위한 법안에 이견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사업자의 마케팅 활동이 제약돼 시행령 과정에서 이통사의 시장점유율이 고착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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