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거의 70도로 꺽인 70세 할머니가 병원에 찾아왔다. 젊을 때는 키가 커서 배구선수를 했는데, 지금은 바로 허리를 펴도 키가 15cm나 작아졌다는 것이다. 척추뼈 사진을 찍었더니 척추 여러 개가 골절돼 오목하게 삼각형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골밀도 측정을 해보니 뼈의 밀도가 50%도 되지 않았고, 허리뼈 속에 구멍이 벌집처럼 까맣게 뚫려 있는 골다공증이었다. 골다공증은 수년간 뼈가 소실돼, 척추가 내려앉고 키가 작아지는 병이다. 진행된 뒤 발견하면 치료가 힘들어 젊을 때 미리 예방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률이 3배나 높다. 여성이 뼈의 형성 자체가 적은데다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떨어져 급격히 뼈가 소실되고 임신, 분만, 수유 등으로 칼슘을 많이 잃기 때문이다. 척추뼈의 밀도는 보통 25~30세 사이에 최고조를 보이다가 45세 이후부터 떨어진다. 집안에 골다공증 병력이 있거나 골격이 작은 경우, 몸의 지방이 적어 야윈 경우, 난소를 제거한 경우, 일찍 폐경이 온 경우 등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골다공증도 많이 발병하고 있어 남녀 모두, 40대 후반이라면 병원에서 골밀도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운동과 식단에 신경 써야 한다. 스탠포드대학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남녀 모두 달리기를 한 사람들이 안 한 사람들 보다 뼈의 미네랄 함유량이 약 40% 많았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약간 숨이 찰 정도의 빨리 걷기를 하루 15~30분 정도로 주 3~4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저지방 유제품, 생선, 해조류 등을 많이 먹어 하루 1,500mg정도의 칼슘과 칼슘흡수를 돕는 비타민D를 보충해야 한다. 염분, 소고기, 커피, 흡연, 음주는 칼슘배설을 증가시키므로 줄이도록 하고 갱년기라면 호르몬 요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원규(서울우리들병원장, 신경외과 전문의)woorid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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