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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목표가 없다(뇌를 알자)

◎미 신경학회원만 2만5,000명 우리는 500명 안팎/연구 기관간 정보독식도 문제지난 2일 과기처 국정감사장에서 감사가 끝나기 직전에 잠시 국회의원들과 권숙일 과기처 장관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영환 의원(국민회의)이 『뇌연구를 위해 국회에서 「뇌연구특별법」 제정을 추진하자 과기처가 반대한 게 불과 몇달전』이라며 『조령모개식의 뇌연구개발계획(브레인테크 21)이 정말 성공할 거라고 보느냐』고 질문한 것이 시초였다. 이상희 의원(신한국당)도 『대선이 끝난 내년에는 정부 조직이 바뀔 것』이라며 『새로운 정부에서 특별법 없이 과기처, 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가 협력하는 브레인테크 21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권장관은 『법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며 브레인테크 21은 올초부터 준비한 계획』이라고 대답했으나 수긍하는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 21세기가 뇌의 시대가 되리라는 전망에는 모두 동의한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국운을 걸고 뇌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과기처가 브레인테크 21 사업을 마련한 것도 이같은 뇌연구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브레인테크 21 사업의 앞날은 무척 험난해 보인다. 이 사업계획을 발표할 당시 정부와 학계 관계자들은 『지능형 로봇과 뇌질환 치료제를 연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계획과 장미빛 전망은 있는데 구체적인 목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인력 문제는 브레인테크 21 사업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미국은 신경과학회 회원만 2만5천여명이다. 일본의 뇌연구자도 3천여명이다. 그러나 국내 뇌전문가는 5백여명을 넘지 못한다. 과기처는 해외의 한국 과학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말하지만 어떤 연구공간을 마련하고 대우를 어떻게 할지 정부는 아직 계획이 없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요즘같은 세계화 시대에 교포과학자나 유학생이 예전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국내로 돌아올지도 의문이다. 국내 과학자들과의 「주도권」 문제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미국에서는 대학, 병원, 국가출연연구소, 제약회사 등 기업들이 뇌를 연구하며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여기에서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뇌연구는 일부 정부 출연연구소와 대학과 병원에 한정되어 있다. 그것도 산발적이다. 특히 학계와 산업계의 정보 교류가 빈약하다. 양현승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지능형 로봇은 기계와 전자공학이 결합되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두 분야 연구자들의 협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브레인테크 21의 성공은 이같은 장애물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달려 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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