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작가 작품 유찰등 11월 낙찰률 70%로 올 최저<br>가격거품 우려·質 위주 구매 원인… 고미술은 활기
| 강세황 '괴석모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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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옥션에서 5억원에 낙찰된 6폭 병풍 '쌍폭십장생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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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시장의 하락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옥션과 K옥션 정기 경매에서부터 감지된 시장 하락세가 11월 28일 실시했던 K옥션의 마지막 경매에서 낙찰률 70.7%, 낙찰총액 70억원이라는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조정세를 확인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서울옥션의 109회 경매에서는 낙찰률 73.2%, 낙찰총액 90.6억원으로 서울옥션 올해 최저 실적을 보였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5월 K옥션의 정기경매에서 낙찰률 86.2%, 낙찰총액 118억원, 7월의 경매 낙찰률이 90.34%, 낙찰총액 100억원 그리고 서울옥션의 9월 옥션쇼에서 낙찰총액 203억원에 달했던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것.
특히 이우환ㆍ김종학ㆍ오치균ㆍ이대원 등 올해 경매 시장을 이끌어간 '스타 4인방'의 작품들이 대거 유찰되거나 낮은 경매 추정가로 낙찰되는 등 부진세가 두드러졌다. K옥션에 출품된 이우환의 작품 18점 중 절반인 9점이 유찰됐으며, 서울옥션에 출품된 이우환의 작품 7점 중 4점이 유찰됐다.
해외 작품의 유찰 행진도 계속됐다. K옥션에서는 장 샤오강과 웨민쥔 등 중국 현대미술작가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작가들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 유찰됐다.
서울옥션에서는 국내 경매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했던 마크 로스코의 색면추상 '무제'(추정가 45억~55억원)이 새 주인을 찾지 못했으며, 데미안 허스트의 '사랑'(추정가 7억~8억원)을 비롯해 니키드 생팔, 장피에르 레이노, 앤디 워홀, A.R. 펭크 등이 유찰됐다.
이같은 경매시장의 위축에 대해 미술품의 지나친 가격 상승세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졌으며, 유명 작가 작품이라도 걸작이 아니면 구매하지 않는 등 작품의 질을 따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바닥세를 탈출하지 못하던 고미술품의 경우 좋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K옥션은 고미술 부문만 낙찰률이 80%를 웃돌면서 활기를 띠었으며, 서울옥션에 출품된 고미술 부문은 낙찰률 90%를 기록했고 대부분 추정가의 3배 이상에 낙찰됐다.
10폭 병풍 '요지연도'가 추정가의 3배에 이르는 3억 4,000만원에, '쌍폭십장생도'는 추정가 4배 이상인 5억원에, 조선시대 후기에 제작된 '대한전국지도'의 경우도 추정가의 2배를 넘은 1억 4,0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심미성 서울옥션 이사는 "컬렉터들의 취향 변화가 감지된 경매였다"며 "스타 4인방처럼 급하게 많이 오른 작가들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박항률ㆍ조덕현ㆍ황주리 등 중견작가들의 작품은 여전히 인기를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주요한 변화 중 하나"라면서 "80년대 최고절정기보다 아직 저평가된 작품이 많아 내년에는 고미술 분야 훈풍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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