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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컴팩 합병 19일 주총서 결판
입력2002-03-18 00:00:00
수정
2002.03.18 00:00:00
경영진·창업자가문 막판뒤집기 시도속42%부동층 향배가 승패여부 가늠할듯
컴팩과의 합병안을 둘러싸고 휴렛패커드의 경영진과 창업자 가문 사이에서 벌어진 3개월간의 치열한 주주 확보전이 19일 주주총회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금까지 의사를 공개한 주주 비율은 찬성 9.34%, 반대 23.52%로, 합병안을 거부하는 창업자 후손들의 18% 지분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위크지는 기관투자자 자문기구(IIS)가 합병안에 찬성, 이를 따를 주식비율이 8%에 이를 것을 감안하면, 찬반 비율은 25.34 대 32.52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42.14%의 부동층의 향배가 칼리 피오리나 회장과 창업자 후손인 월터 휴렛의 승패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관측통들은 어느쪽이 이기든 박빙의 승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합병을 성사시키려는 피오리나 회장과 저지하려는 창업자 가문의 주주 확보전은 상원 의원 선거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양측이 소액 주주 설득을 위해 각각 거의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진영은 신문 광고, 편지, 팩스, 이메일은 물론 대리인을 미국 전역의 주주에게 보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몇 년전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0.1%의 소액 주주도 요즘은 거의 상전 취급을 받고 있다.
휴렛패커드의 주총 싸움은 결전을 앞두고 양측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까지 거론하는등 정치인들에 못지 않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오리나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진은 지난달 주주들에게 "휴렛은 음악가나 학자일 뿐"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휴렛이 기업 경험이 없고, 그의 주장은 경영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발상임을 강조했다.
이에 격분한 휴렛은 "피오리나 회장과 컴팩의 마이클 카펠리스 회장이 합병을 성사시킨 대가로 1억1,500만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보상금을 챙기기로 했다"고 이사회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경영계 여걸과 백만장자 후손의 자존심 싸움은 '1주=1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주식회사의 유권자(주주)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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