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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숙제… 새해 경영 변수로
입력2003-12-30 00:00:00
수정
2003.12.30 00:00:00
최형욱 기자
“올해는 `송년회(送年會)`가 아닌 `망년회(忘年會)`로 부르고 있다. 일본어라는 것은 알지만 2003년은 정말 잊고 싶은 지긋지긋한 한 해였다.”(4대 그룹 구조조정본부 한 관계자)
올해 재계는 참여정부와 갈등, 가계 부실과 신용불량자로 인한 극심한 내수 침체, 노사분규, 불법 정치자금 수사 등으로 고달픈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각종 현안들이 `현재진행형`이라 기업들의 사정은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를 넘기는 4대 현안을 정리했다.
◇검찰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 재계의 신년 일정은 불법 정치자금 조사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여야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한 주요 대기업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내달 중 선별 소환, 조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상 기업이 삼성ㆍLGㆍ현대차ㆍSK를 비롯해 롯데ㆍ한진ㆍ금호ㆍ한화 등 10여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내년에도 경영 계획 수립 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카드 새 주인 찾기 안개속=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LG카드는 LG그룹의 손을 떠나 채권단 관리 하에서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우리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입찰 포기의사를 밝힘에 따라 `31일 우선협상자 선정` 등 매각 일정 무산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일부 은행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공동 관리 방안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법정 관리 또는 청산에 들어가거나
▲산업은행에 일시적으로 넘긴 뒤 되파는 방안 등을 내년초에 다시 논의할 전망이다.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간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내년 1월 중순 증권거래선물위원회가 정 회장측의 사모펀드에 대해 어떤 제재 조치를 내리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만약 어느 쪽이 판결에 대해 불복하고 법정싸움에 나설 경우 `숙부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양측은 상선 지분 매입과정의 위법성을 서로 폭로하는 등 막판 지분경쟁을 앞두고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SK㈜ 경영권 향방= 지난 23일 법원이 소버린측이 제기한 `SK㈜의 자사주 매각 및 이에 따른 의결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일본계 이토추상사 등의 지분 매입으로 최태원 회장측은 경영권 방어에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유동 지분이 37%에 달해 최 회장측으로서는 지분 대결이 전망되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측과 소버린측은 내년 초에 전문성과 투명성을 이사진을 각각 선정, 이들 부동표 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내년에 신용불량자 양산 및 가계부실, 내수 침체, 노사관계 불안정, 북핵문제, 외환카드 등 카드사 부실,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 등도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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