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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수공간에 대한 인식
입력1998-12-25 00:00:00
수정
1998.12.25 00:00:00
『바다를 바라보면 떠오르는 즐거운 모습들이여 낭만적인 옛이야기와 모든 꿈이 또다시 떠오른다. 은빛처럼 빛나는 모래사장에 밀려오는 긴 파도처럼 부드럽고 단조로운 곡조로 파도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배에서 老선원이 노래부르고 있었다. 너무도 열광적이고 맑은 목소리이기에 바다를 건너던 갈매기도돛대에 앉아 쉬며 노래 듣는다.』
롱펠로우의 「바다의 비밀」의 일부다. 바다의 낭만과 평화로움, 그리고 신비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북적거리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쉴 수 있는 바다를 동경한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배. 바다 위를 흘러가는 구름과 갈매기. 출렁이는 파도에 따라 넘실거리는 요트 등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동화를 듣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항구도시에는 친수공간(WATERFRONT)의 확보문제가 자주 제기된다.
자동차와 사람과 공해에 시달린 도회인의 긴장과 피로, 그리고 강박함을 순화시킬 수 있는 친수공간의 확보가 절실하다. 그러나 친수공간의 위치선정에 있어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출입 화물을 하역하는 부두를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고들 야단이다. 어느 항구에서는 부두에 놀이터를 만들고 낚시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부두앞 바다를 매립해 아파트를 건립해야 한다고 한다. 지자체에서 이런 요구사항을 반상회 회보로 돌려 항만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항만당국이 시민의 정서와 역행되는 항만관리를 한다는 인식을 갖게끔해 시민과의 갈등으로 애를 먹기가 일쑤였다.
부두에는 밤낮 쉬지 않고 육중한 하역장비와 차량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또 수출화물을 취급하는 보세구역이고 불법입출국, 마약 및 위험물반입들을 차단해야 하는 보안구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시 제한적으로 항만을 개방해 시민과 학생들에게 시찰기회를 부여하여 수출입현장과 해운항만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갖가지 조치를 하고 있다.
부두를 놀이터로 오인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우리나라는 항만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야간이나 공휴일을 불문하고 365일 하역작업을 하는데도 체선·체화가 심하기 때문에 하역작업이 원할하게 이뤄질수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항만을 높고 견고한 울타리로 폐쇄해서는안된다는 여론에 밀려 부두안을 볼 수 있도록 완자형 울타리로 대체했다. 그 결과 한밤중에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서 밀입국자가 철사를 절단하고 담을 넘는 보안상 취약함이 노출됐다. 우리도 선진국과 같이 항만의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면서 친수공간을 지방자치단체와 항만당국이 협의해 항만과 격리된 장소를 선정하여 시민들이 바다의 신비와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해주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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