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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새화두 ‘펀(Fun)’
입력2003-07-21 00:00:00
수정
2003.07.21 00:00:00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번 물어보자. 열이면 열 거의 다 “재미 없다”고 말한다.
경영자들은 “가뜩이나 물건은 안 팔리고 경쟁력은 떨어져 난리인데 임금 다 주면서 주5일제까지 도입하라니 말이 되느냐 ”고 푸념한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벌어 논 돈은 없이 나이만 들고있다”며 “애들이 결혼할 때까지 직장에 다닐 수 있을 지 답답하다”고 한숨들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이유는 다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모두들 막막하고 재미없다는 말들 뿐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희망이 없어진다. 뭔가 잘못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야 원활히 돌아가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기업은 물론이고 나라도 다를 바 없다.
최근 `펀(Funㆍ재미) `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 재미와 즐거움을 느껴야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서로 재미를 찾아 주는 일로 고민하자. 경영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근로자가 재미를 잃으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될 게 뻔하고 그 책임은 정권에 돌아가게 된다.
경영자가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기를 높여주는 일이다. 전문경영인과 재벌 총수로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안 그래도 모두다 힘든 게 현실이다.
“어렵다는 것 압니다. 알고요. 하지만 투자를 조금씩 늘려주십시오. 그래야 경제가 삽니다. 앞으로는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진짜 경제의 주류입니다.” 이렇게 등을 두드려주자.
근로자들에게 일할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은 경영자들의 몫이다. 미국 시스코사는 정기적으로 경영진과 직원이 함께하는 야외파티를 열고 국내의 한 가전업체는 매월 `펀 데이(Fun-Day)를 만들어 5명에게 휴가를 주고 상품권도 지급한다. 단순히 돈만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번 지금까지 했던 것과 반대로 가 보자. “부담 갖지 말고 하루 더 푹 쉬십시오. 돌아와서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합시다. 여러분을 믿습니다. ”
그러면 어려워도 사는 재미는 있지 않을까.
<이용택(증권부 차장)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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