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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장단 인사] 사실상 사업 총괄… '경영 전면' 나선다

■ 막오른 '이재용 체제'<br>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체제 전환 토대도 마련<br>이부진 전무 역할 확대… 3세 승계 작업도 가속

15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번 인사로 삼성그룹의 경영구도가 '이재용 체제' 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서울경제DB

이번 삼성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삼성의 경영구도를 '이재용 체제'로 본격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부사장이 새로 맡은 최고운영책임자(COOㆍChief Operating Officer)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에서는 경영진 서열 2위 자리로 최고경영자를 보좌해 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석부사장이 겸직한다. 여기에 이 부사장은 굵직한 대외 거래선들과의 관계를 책임지는 최고고객책임자(CCO)까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최고경영자에 버금가는 역할을 부여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사업부 단위의 책임경영이 실시되면 상호 간 중복업무와 충돌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부사장은 이러한 것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업무가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 이후 '백의종군'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온 이 부사장이 막중한 역할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섬으로써 그룹 내 위상을 공고히 하고 '이재용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명백하게 보여준 셈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경영진 쇄신을 단행함으로써 이재용 체제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이 부사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최지성 사장 단독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젊은 부사장들을 대거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이재용 체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부사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2001년 3월 경영기획실 상무보를 거쳐 2003년 2월 상무가 됐다. 2004년에는 삼성전자와 소니 합작사의 등기이사로 경영에 본격 참여했고 2007년 1월 전무 겸 CCO로 승진하면서 이 전 회장을 이을 것이라는 점이 기정사실화됐었다. 그러나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4월 이 전 회장이 퇴진하면서 그도 CCO 보직을 내놓고 국내외 사업장을 돌면서 '백의종군'했다. 그리고 특검 재판이 끝나고 올 5월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을 핵심으로 하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로 마무리되면서 이 부사장 중심의 후계구도 마련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또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전략기획담당 전무의 역할 확대도 삼성의 3세 승계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법원 판결 이후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짐을 덜게 된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경영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삼성의 움직임은 최근 재계에 불고 있는 3세들의 경영승계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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