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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이 오는 6월 6일, 7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선다. 미국의 3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은 100년 전통의 개성적인 음색을 지닌 악단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각 파트 마다 포진 돼 있는 정상급 테크닉을 가진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 본연의 소리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이번 공연은 2003년 맹장 볼프강 자발리쉬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독일출신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하모니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 피아니스트 출신인 그는 연주 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관객들이 이해를 도와주는 한편, 현존하는 현대 작곡가들의 신작들을 베토벤 교향곡과 곁들여 연주하는 지휘자로 유명하다. 에센바흐는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주고받음’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어를 포함한 6개국어로 된 홈페이지(www.christoph-eschenbach.com)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객과의 개인적인 소통을 위한 것이다. “나는 100세가 되어도 지휘를 하고 싶다. 99세가 되었을 때에도 나는 여전히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아마 지금보다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나날이 새로움에 눈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그의 홈페이지 첫 화면을 통해 예술가적인 고뇌를 느낄 수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첫 날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 1번’과 바르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고, 7일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 등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순회 공연으로 기획돼 협연자들이 모두 동양계인 것. 중국계 피아니스트 랑랑과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이 주인공이다. 랑랑은 99년 17세의 나이로 시카고 라비니아 페스티벌에서 노장 피아니스트 앙드레 와츠를 대신한 연주에서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고 스타가 됐다. 이번 공연에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기대된다. 또 필라델피아 교향악단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유태인이 아닌 인물로 악장이 된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의 협연도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기다려지는 무대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월6일~7일 (02)580-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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